[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전계수 감독이 전작 '러브픽션'의 감각을 이을 감성 영화 '버티고'를 선보인다. 특히 10년 이상의 긴 시간 동안 준비했던 작품인 만큼 장르를 구분하지 않는 장점이 두드러진다.

11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버티고'(감독 전계수·제작 도로시)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해당 행사에는 전계수 감독과 천우희, 유태오, 정재광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작품은 고층빌딩 사무실에서 위태롭게 버티던 서영(천우희)이 창 밖의 로프공과 마주하게 되는 아찔한 고공 감성 무비다.

전계수 감독, 8년 만의 귀환

먼저 전계수 감독은 2007년 백상예술대상 신인감독상, 2012년 백상예술대상 시나리오상을 수상하며 저력을 자랑한 감독이다. 또 2011년 '러브 픽션'으로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계수 감독의 이번 신작 '버티고'에 대한 기대감은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이날 전계수 감독은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작 '버티고'에 대해 "직장 생활 3년동안 느꼈던 감정을 시나리오로 녹여냈다. 실제로 내 이야기를 많이 담았다. 다만 주인공을 남성으로 표현하면 객관성을 잃을 것 같았다. 여주인공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선이 섬세하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전계수 감독은 젊은 직장인, 특히 여성의 마음이 궁금했던 마음과 보편적인 설득력을 갖기 위해 여주인공을 내세웠다고. 그러면서 전 감독은 극 중 다른 캐릭터들은 실제 과거 직장 상사, 동료들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는 비하인드를 전했다.

힘겨운 일상 속 위로의 메시지와 깊은 울림을 전하면서도 전계수 감독은 지나치게 무거워지지 않도록 완력을 조절한다.

이를 두고 전 감독은 "우리 작품은 일반적인 영화들처럼 서사의 단단함에 기대지 않는다. '버티고'는 감각을 상실한 현대인이 새 감각을 회복하는 영화다. 그 과정을 미쟝센으로 담기 위해 노력했다. 서영이라는 인물의 감정을 감각적이면서도 영화적 리듬으로 만드려는 무모한 도전을 했다. 이러한 시도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굉장히 궁금하다"고 밝혔다.

'버티고', 제목이 갖는 의미

아울러 제목에 대해 전 감독은 "비행 용어 중 회전을 할 때 겪는 비행 착각이라는 단어도 있다. 이는 마치 서영이 갖는 증상이다. 또 순수 우리말대로 버티고 있다는 의미도 있다. 한국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중의적인 뜻이 재밌다"며 덧붙였다.

특히 '버티고'는 유난히 많은 클로즈업을 담아낸다. 이에 대해 전 감독은 "어떤 영화보다 클로즈업이 많을 것"이라며 "클로즈업을 많이 썼는데 천우희는 온전히 견뎌냈다. 다른 배우들보다 얼굴이 작다. 많은 악조건을 견디고 좋은 리듬을 보여 감사하다"고 표현했다.

전 감독은 특유의 섬세한 연출로 서영 역의 천우희를 비롯, 유태오, 정재광, 그리고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조연들의 세세한 연기까지 놓치지 않고 살려냈다. 전 감독만의 가을 감성을 담은 영화 '버티고'는 17일 개봉한다.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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