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낯설고 생소한 판소리와 복싱 영화의 결합이다. 신명나게 흥을 돋구면서도 애잔한 삶의 단면에 대한 위로가 담긴 영화 '판소리 복서'다.

서울 용산구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판소리 복서'(감독 정혁기·제작 폴룩스 바른손) 언론시사회에는 정혁기 감독, 주연배우 김희원 엄태구 이혜리가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판소리 복서'는 과거의 실수로 체육관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가던 전직 프로복서 병구(엄태구)가 자신을 믿어주는 든든한 지원군 민지(이혜리)를 만나 잊고 있었던 미완의 꿈 판소리 복싱을 완성하기 위해 생애 가장 무모한 도전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은 코믹 휴먼 드라마.


◆ 흥이 휘몰아치는 '판소리 복서'

정혁기 감독은 "원래 '판소리 복서'는 단편 영화로 시작된 얘기다. 조한철 배우와 함께 찍었는데 누가 학교에서 장구를 치고 있더라. 그때 장구 소리에 맞춰 포즈를 취했는데 잘 어울리더라"며 '판소리 복싱'이란 새로운 소재를 담아낸 비화를 전했다.

장편 영화로 확장되며 감독은 필름 카메라, 치매, 재개발 등의 잊혀져 가는 것들을 소재로 내세워 의미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판소리 복서'의 숨겨진 히든카드는 바로 OST다. 판소리 수궁가를 모티브로 하며 영화의 장면들과 어우러진 흥겨운 가락은 독특한 재미와 영화의 정서를 증폭시킨다.

◆ 엄태구x이혜리x김희원이 꼽은 '판소리 복서'의 매력

'판소리 복서'에서 잊고 지내온 미완의 꿈 '판소리 복싱'을 완성시키겠다는 엉뚱하고 무모한 도전에 나서는 병구 역을 맡은 엄태구는 "처음 단편 영화부터 팬이었다. 그래서 장편을 제작한다고 했을때 정말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다소 어리숙하고 순수하게 꿈을 열망하는 병구의 모습을 연기한다. 이에 대해 "이런 어리숙한 연기가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병구는 또다른 캐릭터라서 감독님과 리딩도 많이 하고 대화도 많이 하면서 호흡을 맞춰갔다"고 했다.

병구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체육관의 마스코트 민지 역을 맡은 혜리는 "처음에 대본을 봤을 땐 '이게 뭐지?' 했다. 엉뚱하면서도 재치있고 유머러스하면서 슬프기도 했다. 여러 감정이 많이 느껴져 꼭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또한 이미 엄태구, 김희원의 출연이 결정된 상태라 두 배우와 함께 연기하고 싶은 마음에 곧바로 출연을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불새 체육관을 운영하는 괴짜 참스승 박관장 역의 김희원은 "만화 같은 설정이었고, 코믹스럽고 웃기면서도 리얼함이 있었다. 독특하고 재밌어서 하게 됐다"고 했다.

◆ 강추 포인트

정혁기 감독은 "다양한 나이대의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과거에 못 이룬 목표, 점점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가진 분들도 봐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어린 관객들은 병구와 민지의 풋풋한 로맨스를, 어른 관객들은 박관장(김희원)의 마음을 공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혜리는 "꿈을 찾지 못한 청춘들, 꿈을 잃은 청춘들이 꼭 봐줬으면 하는 영화"라고 했다.

김희원은 "멜로도 신선하고, 인간승리를 안 했는데도 승리한 것 같고, 코믹도 어거지인 것 같은데 신선하고 재밌게 봤다"며 "그렇기에 많은 분들이 봐주시면 재밌을 것 같다"고 했다.

이제껏 본 적 없는 신명나는 '판소리 복싱'이 흥을 일깨우면서도, '짠내'나는 청춘과 풋풋한 로맨스와 잊혀지는 모든 것들에 대한 따스한 위안을 건네는 영화 '판소리 복서'는 10월 9일 개봉된다.


[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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