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배우 이혜리가 '청일전자 미쓰리'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사회 초년생의 성장을 그린다. 김상경의 예언대로 이혜리의 인생작이 될 수 있을까.

25일 밤 tvN 새 수목드라마 '청일전자 미쓰리'(극본 박정화·연출 한동화)가 첫 방송됐다. '청일전자 미쓰리'는 위기의 중소기업 직원들이 삶을 버텨내며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이날 말단 경리 이선심(이혜리)은 '미쓰리'라고 불리며 회사 직원들에게 무시를 당했다. 그는 커피 심부름부터 자잘한 업무까지 도맡으며 다른 직원들에게 구박을 받았다. 이에 구지나(엄현경)는 이선심의 자존감을 지적하며 주인의식을 길러 이를 타파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상장될 수 있으니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2억 원에 사라고 요구했다.

이선심은 "더 이상 무시당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며 돈을 구했다. 그는 부모님 선산 담보 대출, 언니에게 받은 돈 등을 긁어모아 구지나의 주식을 샀다. 그러나 청일전자는 부도 위기에 처했고, 설상가상으로 사장 오만복(김응수)의 행방도 묘연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선심은 "내가 해보겠다. 이 회사 대표"라고 큰소리쳐 앞으로 전개에 기대를 더했다.

이렇게 첫 회는 이선심이 말단 경리부터 회사 대표 자리에 오르게 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는 이선심이 사회 초년생부터 청일전자의 수장이 되는 과정을 그리겠다는 의미다. 그만큼 타이틀롤을 맡은 이혜리의 묵직한 연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이혜리는 발랄한 캐릭터를 주로 맡았기에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았다. 그는 그간 '응답하라 1988' '선암여고 탐정단' '하이드 지킬, 나' '딴따라' 등에 출연하며 쾌활한 매력을 뽐냈다. 그러나 걱정은 첫 방송 이후 사라졌다. 그는 상사에게 굽신거리는 모습부터 비자금을 가로채는 등 자신의 이익을 챙기고, 청일전자가 부도 위기에 처했을 때의 망연자실함까지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했다.

이혜리가 그린 이선심은 그간 봤던 캐릭터와 결이 다르다. 흔히 여성 성장물이라 하면 '선한' 여성이 '선한' 경로를 통해 '선하게' 성공한다. 그와 반대 선상에 있는 악역에게 권선징악을 선사하며 '선함'이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주곤 했다. 그러나 이선심은 마냥 착하지 않았다. 그는 회사 경리라는 직책을 이용해 법인카드로 사리사욕을 채우는가 하면, 회삿돈을 횡령하기도 한다. 물론 구지나가 먼저 제안했고 이선심은 거절하지 않았을 뿐이다.

또 구지나의 주식을 사기 위해 2억 원을 준비하는 과정도 달랐다. 다른 작품이었다면 선한 주인공이 악착같이 모은 돈을 내놨을 터. 하지만 이선심은 언니의 신분증을 훔쳐 대출을 받았다. 또 "언니가 해준 게 뭐야"고 윽박지르며 3천만 원을 뜯어내기도 했다. 결국 2억 원어치의 주식을 사기 위해 자신의 돈은 200만 원을 쓴 셈이다.

이러한 이선심이기에 시청자들은 더 공감했다. 이선심이 사회 초년생으로서 겪는 아픔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또 그가 돈을 마련하는 과정 역시 설득력 있다. 이는 이혜리가 공감이 가는 연기를 펼쳤기에 가능했다. 이혜리는 말투부터 작은 행동까지 이선심으로 변신했다.

앞서 배우 김상경은 '청일전자 미쓰리' 제작발표회에서 해당 드라마가 이혜리의 인생 작품이 될 거라고 호언장담한 바 있다. 그는 "이혜리는 지금까지 만났던 여배우와는 다르다"라며 "그만큼 이선심 캐릭터에 녹아들었다. 이혜리의 인생작이 될 것을 직감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이혜리는 동료 배우의 응원 속 인생작을 만들 준비를 마쳤다. 남은 건 작품 전체를 끌고 갈 수 있는 역량을 증명하는 것이다. 앞으로 이혜리가 만들 청일전자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를 모은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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