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감각적이고 참신한 미스터리 펑키 코미디 영화 '메기'가 베일을 벗었다.

17일 서울 용산구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메기'(감독 이옥섭·제작 2X9HD) 언론시사회에는 이옥섭 감독을 비롯한 주연배우 문소리 구교환 이주영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메기'는 병원을 발칵 뒤집은 19금 엑스레이 사진과 더불어 도심 한복판에 등장한 싱크홀과 지구의 위험을 감지하는 특별한 메기까지, 믿음에 관한 가장 엉뚱하고 발칙한 상상을 담은 미스터리 펑키 코미디 영화다.

영화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CGV아트하우스상, KBS독립영화상, 시민평론가상, 올해의 배우상까지 4관왕을 거머쥐며 주목을 받았다. 이밖에도 해외 유수 영화제를 휩쓸며 일찌감치 인정받은 작품이다.

첫 장편 데뷔작으로 이처럼 큰 성과를 이뤄낸 이옥섭 감독이다. 영화는 엉뚱하고 재기발랄하면서도 본질의 메시지는 깊다. 특히 제목부터 독특하다.

이옥섭 감독은 "영화 제목을 '메기'로 지은 건 생선 그 이상의 존재로 받아들여지길 바랐다. 하나의 캐릭터가 되길 바랐다"며 "어항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여자란 이미지를 처음 떠올리고 영화를 구상하게 됐다. 어항에 어울리는 물고기는 뭐고, 아닌 건 뭘까 이런 의문을 갖게 됐다. 뱀장어가 들어가 있어도 됐는데 왜 메기일까 하는 질문에 다다르기도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메기가 생명력이 질기고, 지구의 지각변동도 잘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이 여자의 고민을 들어줄 수 있고 지구를 지켜주는 생선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에 생각을 거치며 주인공으로 제목을 선택하게 됐다"고 했다.

이옥섭 감독은 첫 장편에 문소리, 이주영, 구교환 등 연기파 배우들과 함께 했다. 이들은 이미 감독의 전작인 단편 영화들을 통해 감독 특유의 자유로운 발상과 허를 찌르는 유머, 기발한 연출과 톡톡 튀는 미장센 등에 매료돼 기꺼이 함께 하게 됐다고.

극 중 믿기 힘든 남자친구 성원 역을 맡은 구교환은 "늘 낯선 것에 대한 쾌감이 있었다. 그래서 감독님의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구교환은 "감독님의 콘티를 볼 때마다 동물적으로 느껴진다. 스태프가 화분을 쏟으면 그대로 두라 하시고 그걸 자연스럽게 이어간다. 그런 즐거움이 있었다. 그동안 제가 해왔던 관습들을 파헤치는 것 같아서 좋았다"고 했다.

문소리는 극 중 주변 사람을 믿지 못하는 부원장 경진 역을 맡았다. 평소 이옥섭 감독의 팬이었단 문소리는 "작품과 배역에 상관없이 이 감독님과 하면 정말 재밌을 것 같단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재밌는 걸 함께 만들어나가는 작업이 정말 즐거웠다"고 했다. 특히 그는 "저를 넘어서며 뭔가를 만들어가는 것을 열어주고, 그러면서도 본인의 주제가 명확하다"며 "그래서 끝까지 자극이 됐다"고 밝혔다.

간호사 윤영 역의 이주영 또한 "이옥섭 감독의 장편 작업은 어떨지 호기심을 갖게 됐고 어떤 이야기일지 기분 좋은 설렘이 있었다"고 밝혔다.

영화는 시종일관 믿음과 불신 사이에서 겪는 혼란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특히 보편적인 설정의 캐릭터라도 이제껏 전혀 본 적 없는 새로운 인물들로 그려내는 점 역시 이옥섭 감독 특유의 연출력으로 완성됐다. 배우들도 이에 공감했다.

이주영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모두가 가질 수 있는 마음, 그 보편성을 가진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중심이었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이미지적인 것, 윤영이가 놓여진 상황과 배경들로 인해 매력적인 캐릭터가 나온 것 같다"고 했다. 또한 이 모든 것은 캐릭터를 연출해내는 이옥섭 감독과 스태프의 능력 때문이었다며 공을 돌렸다.

문소리는 "남다른 캐릭터니까 남다르게 연기해볼까 하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저의 고민 1부터 100까지는 이옥섭 감독의 색깔, 감독의 세계관을 잘 표현해내는 것이다. 제가 그 색깔을 입기 위해 어떻게 그 세계관에 뛰어들 수 있을까만 고민했다"며 "이를 갖고 영화 안에 들어가니 자연스럽게 제 캐릭터가 만들어진 것 같았다. 제가 딱히 캐릭터를 위해 뭔가를 붙이려고 하지 않았다. 감독님의 세계관 안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 같다"고 했다.

구교환은 성원 캐릭터에 대해 "누군가의 남자친구로 출발해 관객들에 새로운 시점으로 이 인물을 대하게 만들게 한다. 성원을 바라보는 태도도 분명 바뀌고 점점 겹이 쌓아지는 인물이었다"며 "시나리오 안에서 성원이 잘 구축이 돼 있었다"고 했다.

가장 보편적인 소재를 가장 독특하고 재기발랄하게 풀어낸 독창적 수작 '메기'는 9월 26일 개봉된다.





[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ent@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