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이 자국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최악의 굴욕을 당하며 4위로 대회를 마쳤다.

브라질은 13일(한국시간) 오전 5시 브라질 브라질리아 에스타디오 데 브라질리아에서 펼쳐진 2014 브라질 월드컵 네덜란드와의 3-4위전에서 전반전 2골, 후반전 1골을 내주며 0-3 완패를 당했다. 독일과의 준결승전까지 합치면 4강 이후 2경기에서만 무려 10골을 허용했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크로아티아와의 개막전 3-1로 승리한 것을 시작으로 멕시코와 0-0 무승부, 카메룬에 4-1 승리를 거두며 조1위로 여유 있게 16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토너먼트 무대에 들어서 부진의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칠레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치른 끝에 간신히 8강에 진출했고, 8강에서는 콜롬비아에 2-1 진땀승을 거뒀다. 우승후보답지 않은 브라질의 경기력에 많은 축구팬들이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는 네이마르(22·바르셀로나)가 콜롬비아전 막판에 부상을 당해 남은 월드컵 경기 출전이 좌절된 것이었다. 공격진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던 네이마르가 빠지자, 브라질은 이빨 빠진 호랑이로 전락했다. 윌리안(25·첼시)과 베르나르드(21·샤흐타르), 하미레스(27·첼시)가 출전했지만 누구도 네이마르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했다.

견고해 보이던 수비도 4강부터는 빈틈을 드러냈다. 8강까지는 5경기에서 4골 밖에 내주지 않았지만 4강 이후 2경기에서 무려 10골을 허용했다. 수비수들은 공격에 가담하다가 상대 공격수들에게 후방 공간을 내줬고, 이를 커버해 줘야할 중앙 미드필더들은 자신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선수 개인이 부진한 것이 아니라 브라질의 수비 조직력 자체가 무너진 것이었기에 충격은 더 컸다. 공격은 몰라도 수비는 역대 최고라고 자부했던 브라질은 그렇게 허무하게 무너졌다.

이번 대회의 부진만으로 브라질의 몰락을 이야기하기엔 이르다. 브라질에는 앞으로 전성기를 맞이할 선수들이 넘치고 있고, 새롭게 출현할 유망주들도 수두룩하다. 그러나 다가올 코파 아메리카 대회나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이번 대회의 모습이 재현된다면 '영원한 우승후보'라는 별명도 더 이상 어울리지 않을 것이다.

브라질 축구팬들은 라이벌 아르헨티나가 자신들의 앞마당에서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 올릴까 봐 걱정하고 있다. 자신들에게 1-7 굴욕을 줬던 독일을 응원해야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브라질이 이번 대회의 시련을 극복하고 다시 세계 축구의 강자로 올라설 수 있을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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