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저격' 심수봉과 의연했던 김다현, 나이로 정의되지 않는 진짜 어른의 품격 [ST포커스]

입력2026년 09월 22일(화) 16:11 최종수정2026년 09월 22일(화) 16:50
심수봉 김다현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최근 가수 심수봉이 후배 가수 김다현을 향해 쏟아낸 공개적 저격성 발언이 대중문화계 안팎에서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경솔하기 그지 없었던 이번 언행은 가요계의 거장이라는 무게감보다는 감정적 앙금과 편협함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논란의 출발점은 지난 20일 전북 진안에서 열린 행사에서 내뱉은 심수봉의 발언이었다. 그는 김다현의 무대 이후 "저 앞에 노래 부른 여자가 내 머리를 어지럽게 만들었다" "노래가 뭔지, 삶이 뭔지도 모르는 아가씨" "앞으로 제 앞에 저 선수 내보내지 말아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상황이 알려지며 대선배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어린 후배를 지나치게 강하게 비판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김다현이 아직 17세라는 점에서 논란의 무게는 더욱 커졌다.

심수봉은 행사장 소음과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명백한 실언이었다며 망신을 주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사과했다. 김다현 역시 심수봉과 통화한 사실을 알리며 "따뜻한 위로도 받았다. 마음을 잘 추스를 테니 걱정 마시고 밝은 모습으로 만나자"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논란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먼저 무대 위에서 반세기 넘게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가수라면 한참 어린 후배를 보듬는 포용력이 우선되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공개석상에서 후배를 존중하기보다 자신의 기준만을 절대적 잣대로 들이대며 몰아세우는 모습은 구시대적 권위주의에 기인한 것이란 반응이다.

"삶"을 운운한 심수봉의 발언 자체에도 불편함을 토로하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모든 이의 삶의 무게가 같을 수는 없다. 71년의 세월을 살아온 사람에게는 열일곱 살의 삶이 짧고 미숙하게 보일 수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어느 한쪽의 삶이 '진짜 삶'이고 다른 한쪽은 '삶을 모르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어린 사람의 삶을 가볍게 여기거나, 경력이 길다는 이유로 자신의 기준을 상대방에게 절대적인 기준처럼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더욱 뼈아픈 대목은 논란을 마주한 두 사람의 태도 차이다. 오히려 삶을 아는 태도는 김다현에게서 보였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충격적인 비판 세례 속에서도 김다현이 보여준 대응은 너무도 성숙했다는 평이다.

김다현은 억울함을 호소하는 대신, 선배의 날선 발언을 묵묵히 삼켜내며 본업인 음악과 무대로 답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김다현의 침착한 대응은 오히려 수십 년 연륜의 선배를 무색하게 만들 만큼 의연했다는 평가다.

공적인 장소에서 자신의 감정을 여과 없이 쏟아내며 후배에게 상처를 안긴 선배와, 그 부당한 무게를 의연한 태도로 견뎌낸 어린 후배. 대중이 이번 사태를 보며 "누가 진짜 어른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하는 이유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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