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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이유' '사랑을 위하여' 등 불세출의 명곡을 만들어낸 김종환은 하루 24시간 중 취침하는 2~3시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시간을 작업실에서 보내며 음악을 만들고 있다. 작사·작곡·편곡에 연주까지 직접 다 하는 그는 한 곡을 완성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곡이 하나 완성되기까지 힘든 시간을 이겨내야 한다. 그렇게 하고 나서도 결과물이 좋을 수도 있고 안 좋을 수도 있다. 저 같은 경우는 히트곡 저작권료가 많이 나와서 행복한 게 아니라 영혼을 다 갈아서 만든 음악을 사람들한테 들려주고 히트가 될 때, 그 기분 때문에 하는 거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가사와 메시지를 담아 노래를 만들고 부를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한다"고 말했다.
피땀 흘려 만든 곡들이 히트하고 또 여러 상도 받아왔던 김종환은 창작의 고통 없이 쉽게 만들어지는 'AI 음악'에 대해 큰 우려를 드러냈다. 특히 그는 AI가 기존 음악 데이터를 바탕으로 음악을 만들어내는 과정 자체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원이 6만 명이 넘는다. 나처럼 고통스럽게 순수 창작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데 세상이 위험하게 바뀌어가는 것 같다"면서 "AI라는 게 잘 쓰면 이로운 건데 잘못 쓰면 전세계가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것에 100% 공감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특히나 AI를 쓰지 말아야 할 곳이 있다. 음악, 미술처럼 창작하는 것에 도구로 사용해선 안 된다. AI는 스스로 뭘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나온 음악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요구하는 멜로디, 리듬, 가사 등을 조합해 만들어내는 것 아니냐. 어떤 히트곡을 지정해서 '이런 스타일의 곡을 만들어줘' 하는 건데 그건 표절이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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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종환은 음악 창작 경험이 없는 일반인들도 AI를 이용해 손쉽게 음악을 만든 뒤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오인하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심지어 가까운 동네에서 자영업을 하시는 분도 휴대전화로 음악을 작업했다고 들어보라고 하더라. 깜짝 놀랐다. 그런데 심각한 걸 모르고 '이거 저작권협회에 등록하면 돈이 나와요?' 이렇게 묻더라"면서 "하지만 등록이 안 된다. 프롬프터만 넣어서 자기 데이터 없이 만든 음악을 '딸깍 음악'이라고 하는데 이건 저작권협회에 등록이 안 된다. 그런 내용들이 잘못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나왔던 것 중에 좋은 것만 뽑아서 만든다? 그건 도둑질이다. 거기다 저작료를 지급한다?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환이 AI 음악 확산을 우려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인간 창작자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사람이 만든 음악까지 AI로 의심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AI로 음악을 만들지 않고 직접 만들어도 '혹시 AI를 쓰지 않았을까' 의심 받는 게 제일 절망스럽다"면서 "예를 들어 도자기를 만드는 사람이 가마에서 직접 빚고, 높은 온도에서 구워서 작품을 만들었는데 구입하는 사람이 '이거 공장에서 찍어낸 것 아니냐'고 하는 것과 같다. 창작자들이 그런 오해를 받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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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오랜 시간 음악을 공부하고 연주하며 창작해 온 사람들이 오히려 의욕을 잃고 창작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종환은 "6만 명 회원 중에 열악한 상황에서 음악을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평생 음악을 했지만 히트곡 하나 없는 사람도 대부분이다. 직업은 작사가, 작곡가, 가수이지만 직장이 없어 봉급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도 열심히 음악을 하는데 누군가는 AI를 돌려서 쉽게 음악을 만들고 저작권료까지 받는다고 하면, 지금까지 고생하면서 만들었던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겠나. '나도 AI 쓰고 말지'라는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결국 순수하게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이 상처를 받고, 순수한 창작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 우리 문화 전체의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김종환은 AI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인간의 창작 과정에서 비롯되는 성취감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그는 "AI는 비슷한 음악을 엄청나게 만들어낼 수 있다. 하루에도 몇 곡씩 만들 수 있다. 그런데 거기에 본인의 성취감이 있겠나"라며 "예를 들어 무대 뒤에서 진짜 가수가 노래하고 앞에 있는 사람이 립싱크를 한다면 립싱크하는 사람이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겠나. 나중에 관객들이 그 사실을 모두 알게 된다면 그 사람이 부르는 노래를 들으려고 하겠나. 진짜를 찾으려고 하지 않겠나"라고 물었다.
이와 함께 김종환은 "수백 년 전 연주자들이 연주한 음악이 지금까지 남아 있지 않나. CG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실질적으로 사람이 직접 연기하는 데서 감동이 오듯이, 음악도 마찬가지"라며 "인간의 노동이 들어가서 움직여서 만들어낸 결과물이 가장 사랑을 받고 인정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 냄새가 없는 AI의 창작물은 인간이 만들어온 음악의 자리를 대신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계가 만든 음악이라고 생각하고 들으면 정이 가지 않는다. 노력하지 않은 결과물에 대해서 사람들이 애정을 줄 수가 없다. '저건 AI가 만든 음악이니까' 하고 빨리 듣고 넘어가 버리게 된다"면서 "AI가 만든 음악이 처음 들으면 매끈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순수 창작이 아니라서 히트하지는 않는다. '옷은 화려한데 색깔이 없네? 뭘 얘기하려는 거지?' 그렇게 되는 거다"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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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환은 현재 AI 음악을 둘러싼 저작권 문제와 관련해 제도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로 만든 음악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저작권료를 어느 정도까지 인정할 것인지 등에 대해 정부와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계속 논의하고 있다"면서 "현재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놓고 허들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종환은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제도 정비보다 빠르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AI가 발전하고 있어 대응이 따라갈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몇 개월 전만 해도 AI가 이렇게까지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불과 몇 달 사이에 상황이 달라졌다. 우리가 '이 부분은 표절이다' 얘기하는 사이에 AI는 더 발전한다"며 "AI가 만든 것을 AI가 잡아내는 기술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문제다. 저는 금방 나온다고 생각한다. 히트곡을 잘 만들던 사람인데 AI가 편해서 계속 하다 보면 나중에는 자기가 가지고 있던 달란트까지 다 잃어버리게 된다"고도 걱정을 표했다.
김종환은 AI 음악과 관련해 투명한 공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자신이 AI를 어디에서, 어느 정도 사용했는지를 명확하게 기재하고, AI를 통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만든 데이터가 무엇인지 공개하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 자신이 직접 만든 것과 AI가 만들어낸 것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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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환은 후배 음악인들에게도 AI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조금 힘들더라도 직접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면서 실력이 늘어갈 때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느닷없이 기계가 대신 한다면 그동안 열심히 했던 건 무엇이 되겠나. 다 거짓이 되는 거다. 그렇게까지 AI를 써야 하나. 그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노력이 들어가지 않은 건 가치가 낮고 자존감도 떨어져서 '내가 한 거야' 말할 수 없이 스스로 위축되는 삶을 살 수 있다. 그건 바람직한 음악 생활이 아니다. 더디게 가더라도 피와 땀을 흘려 만든 순수 창작곡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 음악이 히트했을 때 '내가 음악을 하면서 인생을 잘 살았구나' 하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거다. 스스로에게 내가 순수 창작자인지 한 번 되물어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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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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