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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킬러들의 쇼핑몰2 이권 감독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디즈니+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극본 지호진·연출 이권)는 지난 2024년 공개된 시즌1의 후속작으로, 혹독한 인수인계를 마치고 쇼핑몰의 새로운 대표가 된 정지안(김혜준)이 살아돌아온 정진만(이동욱)과 함께 '바빌론' 글로벌 세력에 맞서 반격을 펼치는 내용을 담았다.
시즌1은 강렬한 액션과 독특한 세계관뿐 아니라, 정지안이 자신을 둘러싼 사건의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으로 호평받았다. 시즌2에서는 시즌1 마지막에 살아 돌아온 정진만을 둘러싼 의문을 비롯해 '바빌론'의 정체와 그 배후에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이 감독은 시즌2를 준비하면서 "시즌1 8화에서 진만이 살아 돌아오는데, 같은 시간대에 삼촌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삼촌의 동기는 무엇이었는지 등을 설명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세계관의 확장은 자연스럽게 '바빌론'이라는 거대한 조직의 설정으로 이어졌다. 이 감독은 바벨론을 흔히 알려진 용병 조직이나 딜러 조직이 아닌 '대기업 규모의 군수업체'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바빌론이 도대체 뭐 하는 곳이고, 어디에서 이런 킬러들을 보냈는가를 이야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바빌론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됐다. 저는 군수업체로 설정했다. 그 회사가 하는 일 가운데 하나가 용병을 파병하는 PMC 같은 사업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설정은 시즌1부터 이어온 이 감독의 창작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너무 만화 같은 이야기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게 시즌1의 기획 의도 중 하나였다"며 "있을 법한 일이라는 느낌을 가져가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총기 사용이 자유롭지 않은 한국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공권력이 쉽게 개입하지 않는 세계를 설득하기 위해서도 세부적인 설정을 고민했다. 이 감독은 작품 속 '옐로 코드'의 뒤처리 조직 등을 언급하며 "최대한 공권력이 개입하지 않는 음지의 세계를 현실적으로 마련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시즌2에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시즌1의 주요 캐릭터들이 빠르게 퇴장하고 새로운 인물들이 이야기를 이끌었다는 점이다. 특히 시즌1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여준 베일(조한선)의 이른 퇴장은 시청자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이 감독은 이에 대해 "베일이 계속 살아 있으면 이야기가 반복될 것 같았다"며 "싸우다가 못 죽이고, 또 뒤에서 만나서 싸우고, 이런 식으로 반복되면 새로운 등장인물들이 등장했을 때 이 캐릭터들이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 시즌2는 조금 새롭게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1의 캐릭터는 시즌1에서 목적을 다하고 새로운 이야기로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시즌1과 시즌2의 톤이 다른 이유 중 하나도 캐릭터에 있다. 캐릭터가 바뀌면서 구성과 관계도 새롭게 바뀌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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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킬러들의 쇼핑몰2 이권 감독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시즌2의 핵심은 단연 정지안의 성장이다. 시즌1에서 갑작스럽게 킬러들의 세계에 던져진 정지안은 위협 앞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답답하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하지만 이 감독은 오히려 그런 반응이 현실적인 인물의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시즌2에서 정지안은 달라졌지만, 단순히 강해진 인물로 만들지는 않았다. 이 감독이 바라본 정지안의 성장은 물리적인 힘보다 상황을 판단하고 피해를 줄이는 능력을 갖춰가는 과정에 가깝다. 그는 "진만이가 나서면 희생이 따르는데, 지안이는 조금 더 피해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가져가는 것 같다. 강대강으로 맞서니까 이렇게 되는 거라고 생각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정지안의 성장에 대해 "우리가 모두 겪는 소년·소녀 시절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릴 때는 사람이 자기중심적이고 자기 감정에 충실하지 않나. 그러다가 여러 사람을 만나고 연애도 하고 실연도 당하면서 어른이 되고, 어른이 되면서 어떤 상황에서 절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지안이도 여러 관계와 상황을 겪으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시즌2에서는 규모가 커진 만큼 액션의 난도도 높아졌다. 특히 통영에서 촬영한 배 위 액션은 이 감독에게 가장 힘든 촬영 중 하나로 남았다. 그는 "배는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 촬영 현장은 시간 싸움인데, 배는 차와 달리 가만히 있질 않는다. 화면에서 배가 오른쪽에 있었으면 좋겠는데 준비하다 보면 배가 계속 가운데로 온다. 그게 시간을 다 잡아먹는다"고 털어놨다.
배우와 스태프의 멀미도 문제였다. 큰 배가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원하는 위치와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촬영에 1시간 반가량이 걸리기도 했다.
반면 이 감독이 특히 공을 들인 장면 중 하나는 3화의 나이트클럽 액션신이었다. 이 감독은 배 위 원테이크 액션보다 오히려 나이트클럽 장면이 더 어려운 원테이크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배 위 장면은 베일과 진만 정도만 있지만, 나이트클럽에는 뒤에서 수많은 엑스트라들이 계속 움직이고 있다. 사실 한 번에 찍는 게 훨씬 어려운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통영에서 약 한 달간 촬영하며 배우·스태프들과 시간을 보낸 것도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다. 다만 촬영 기간에는 혹시 모를 상황을 피하기 위해 회 같은 음식은 최대한 자제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 감독은 "촬영할 때는 회를 거의 안 먹었다. 혹시 탈이 날까 봐서다. 예전에 누가 '제일 나쁜 감독은 아픈 감독'이라고 했는데, 촬영할 때는 가급적 조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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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킬러들의 쇼핑몰2 이권 감독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일본 배우들과의 협업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캐스팅 과정에 대해 이 감독은 "한국처럼 매니지먼트와 바로 연락해서 만나는 구조가 아니어서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중에서도 큐 역의 현리는 한국어와 일본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 감독은 큐와 소민혜(금해나)의 1대1 액션을 위해 체격적인 부분도 중요하게 봤고, 현리가 빠르게 몸을 키워 촬영에 임했다고 밝혔다.
제이 역의 오카다 마사키 역시 이 감독이 이전 작품에서 봤던 섬세한 연기와 배우 본인의 적극적인 의지가 캐스팅으로 이어졌다. 일본 배우들과의 소통에는 일본어 자문 및 통역 스태프가 함께했고, 액션을 함께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유대감도 쌓였다고 했다.
메인 빌런 쿠사나기 역의 정윤하에 대해서는 "영어와 일본어가 가능한 배우를 찾았다"며 "'카지노'에서 짧은 분량이었지만 인상이 남았다"고 캐스팅 배경을 설명했다.
정윤하가 맡은 쿠사나기는 배우 본인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이 감독은 "정윤하 배우가 처음으로 이런 역할을 했을 거다. 이전에는 분량이 많지 않았다면 이번에는 메인 빌런이니까 작품을 끌고 가야 했다. 그에 대한 중압감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즌2 엔딩에서 강한 존재감을 남긴 유지태의 캐스팅도 이야기했다. 이 감독은 "유지태 씨에게 정말 고맙다. 저는 무게감이 있는 사람이 등장하기를 원했는데 흔쾌히 출연 제안을 받아주셨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유지태가 영어를 구사하는 모습을 본 기억과 그의 중저음 목소리 등을 고려해 캐스팅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유지태의 캐스팅이 해당 장면 촬영 당시에는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배우들이 촬영할 때는 LED 화면을 활용해 상대역의 대사를 전달했다고 했다.
시즌2가 끝나면서 시즌3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지만, 유지태가 맡은 인물이 향후 이야기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 유지태가 연기한 인물이 남긴 이야기를 비롯해 정진만과 큐의 관계 등 회수되지 않은 요소들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 감독은 시즌3 가능성에 대해 "막연한 생각만 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이 시즌2에서 가장 애착을 가진 악역으로 꼽은 인물은 베일과 쿠사나기였다. 특히 시즌2만 놓고 보면 쿠사나기에게 가장 애착이 크다고 했다. 그는 "쿠사나기는 재미있는 캐릭터다. 이상한 캐릭터이지 않나. 제가 제 인생에서 겪었던 빌런들을 다 때려 넣어서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2를 통해 세계관을 넓히고 캐릭터의 세대 교체까지 시도한 이권 감독은 시즌1의 성공을 그대로 반복하는 대신 새로운 공간과 인물, 관계를 선택했다. 그 결과 시즌2는 정지안이 살아남는 이야기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이야기가 됐다. 이 감독이 말한 것처럼 시즌3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지만, 적어도 '킬러들의 쇼핑몰'이라는 세계가 더 확장될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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