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패삼겹살 원조' 논란에 산증인 나왔다…백종원 개발설 흔들 [ST이슈]

입력2026년 08월 16일(일) 13:54 최종수정2026년 08월 16일(일) 14:03
백종원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대패삼겹살 원조' 주장을 둘러싼 논란이 또다시 불붙었다. 이번에는 단순한 의혹 제기나 기록의 충돌을 넘어, 1983년부터 대패삼겹살을 판매했다는 당시 식당 창업자의 구체적인 증언이 등장했다.

무엇보다 이미 법원이 "백종원이 대패삼겹살을 최초로 개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상황이다. 논란의 핵심은 단순히 누가 먼저 대패삼겹살을 팔았느냐가 아닌, 더본코리아와 백종원 대표가 오랫동안 하나의 '개발 신화'처럼 소비해온 이야기가 과연 어디까지 사실에 기반한 것이냐다.

지난 14일 유튜브 채널 '김재환의 오재나'에는 '1980년대 시작된 대패삼겹살 프랜차이즈 초량화성갈비 창업자를 만났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는 1980년대 부산에서 대패삼겹살을 판매했다는 초량화성갈비 창업자 류수덕 씨(87)가 등장했다.

류 씨가 공개한 폐업사실증명원상 개업일은 1984년 2월이다. 하지만 류 씨는 실제 영업을 시작한 시점은 1983년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 운영되던 화성갈비를 처남으로부터 넘겨받아 운영하기 시작한 시점이 1983년 초였다는 것이다.
사진=유튜브 김재환의 오재나

특히 주목할 부분은 대패삼겹살을 판매하게 된 과정이다. 류 씨는 연탄 대신 가스를 도입하면서 대패삼겹살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이후 일본산 중고 육절기를 들여와 얇게 썬 삼겹살을 대량으로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대패'라는 명칭 역시 돌돌 말린 고기를 본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붙인 이름이었다고 주장했다.

1991년 초량화성갈비 가맹점을 운영했다는 강경호 씨의 증언도 이어졌다. 강 씨 역시 당시 메뉴명이 이미 '대패삼겹'이었다고 기억했다.

류 씨는 백 대표가 1993년 대패삼겹살을 개발했다는 주장에 대해 "내가 장사를 벌써 83년도에 했는데"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물론 40여 년 전의 일을 당사자들의 기억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번 증언이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이미 법원이 대패삼겹살의 '1993년 백종원 최초 개발설'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은 지난 6월 25일 더본코리아 가맹점주가 김재환PD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대패삼겹살이 1980년대부터 부산에서 이미 유행했던 것으로 보이며, 육절기로 삼겹살을 얇게 썰면 자연스럽게 둥글게 말리기 때문에 특별한 제조공정이 필요한 음식이 아니라고 봤다.

백 대표는 과거 방송에서 육절기를 잘못 구매해 얇게 말린 삼겹살이 나오게 됐고, 그 모양을 보고 '대패삼겹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해왔다. 더본코리아 홈페이지 역시 '1993년 백종원이 개발한 대패삼겹살'이라고 소개해왔다.

물론 백 대표가 기존에 존재하던 얇은 삼겹살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상품화하거나, 이를 전국적으로 알리는 데 기여했을 가능성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

다만 '1993년 대패삼겹살을 개발했다'는 것과 '1993년 대패삼겹살을 상품화해 대중화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다.

특히 법원이 이미 백 대표를 '최초 개발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만큼, 기존의 표현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더본코리아 역시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사실관계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1993년 백종원이 개발한 대패삼겹살'이라는 표현이 계속 사용된다면 공식적인 역사처럼 굳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에서 필요한 것은 또 다른 '원조' 공방이 아니다. 지금까지 사용해온 '1993년 백종원 개발'이라는 표현이 사실관계에 부합하는지, 이에 대한 더본코리아의 명확한 설명과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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