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연쇄살인마 엄마와 형사 아들, 양립할 수 있을 거라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두 존재가 공조를 펼친다. 고현정과 장동윤 두 배우의 연기 대결이 올가을 안방을 서늘하게 만들 전망이다. 4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홀에서 SBS 새 금토드라마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5일 밤 9시 50분 첫 방송을 앞두고 변영주 감독, 고현정, 장동윤, 조성하, 이엘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은 잔혹한 연쇄살인마 사마귀가 잡힌 지 20여 년이 지나 모방범죄가 발생하고, 이 사건 해결을 위해 한 형사가 평생 증오한 사마귀인 엄마와 예상 못한 공조를 펼치며 벌어지는 고밀도 범죄 스릴러다. <@1> 연출을 맡은 변영주 감독은 작품에 대해 "23년 전 2002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던 시기에 어느 폐광 마을에서 5명의 연쇄살인 피해자가 발생하고 연쇄살인범의 이름도 모르고 '사마귀'라는 별명만 알고 있다. 이후 '사마귀'가 경찰이 된 아들과 함께 23년 만에 공조 수사를 하게 되면서, 아들이 고통 받는 이야기다. 한 줄로 요약하면 엄마 때문에 아들이 고통받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너무나 행복하고 즐겁게 만들어서 행복감이 그대로 시청자분들께 재미로 치환됐으면 좋겠다. SBS에서 가장 많이 사랑받는 연출가가 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비슷한 시기 넷플릭스 영화 '사마귀' 역시 공개를 앞두고 있다. 변영주 감독은 두 작품의 차이에 대해 "영화 '사마귀'는 돈을 받고 사람을 죽인다면, 저희 '사마귀'는 뭘 받지 않고 좋아서 사람을 죽인다"라고 단순 비교했다. 그러면서 "저희 드라마의 '사마귀'는 23년 전에 여성에게 폭력을 가했던 사람을 그 방식대로 살해하는 연쇄살인범이다. 23년 뒤에 모방범죄가 발생하면서 그 모방범죄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겠다는 사람이다"라며 "저희 것을 본방사수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변영주 감독은 배우들을 캐스팅한 계기를 묻자 "대본을 읽자마자 정이신은 고현정이길 바랐다. '엄마의 바다', '작별'에 나왔던 고현정이라는 배우를 사랑했고, 그 기억들이 모이면서 고현정이 이 역할을 하면 저도 상상한 적이 없는 얼굴이 나올 것 같았다"며 "그때 고현정 배우에게 제안한 게 저에겐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장동윤에 대해서는 "'모래에도 꽃이 핀다'는 드라마를 재밌게 봤다. 밝지만 아픔이 있는 캐릭터라서 이걸 다르게 만든다면 뭔가 색다른 모습이 나올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성하 씨와는 영화 '화차'를 같이 했는데, 그때는 비리 형사였는데 이번엔 좋은 아저씨, 좋은 공무원을 해줬으면 했다"며 "이엘 배우는 오래전부터 팬이었다"고 밝혔다. 주인공 정이신을 통해 살인마를 미화한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만약 연출자가 범죄자인 주인공을 잘 보이게 하고 싶어 하는 순간 보시는 분들은 역겨워 하실 것 같다. 오래 전 작품이지만 '화차'를 할 때도 연출자가 동정을 하거나 지지를 하는 순간 관객들이 역겨워 하실 것 같더라. 저는 있는 그대로의 그녀를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2> 고현정은 너무도 잔혹해 '사마귀'라 불리게 된 연쇄살인마 정이신 역을 통해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예고했다. 그는 "이 작품에서 정이신이 얼마나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느냐도 중요하겠지만 '왜 살인을 하게 됐지?'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엄마와 연쇄살인마가 양립하기 어려워 보이는데 매 신, 매 테이크마다 '어떻게 더 많은 버전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만 신경 썼다"고 말했다. 장동윤과 모자 호흡을 맞춰본 것에 대해 "장동윤 씨를 만났을 때 '어머나 이렇게 예쁜 배우가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한동안 눈을 못 떼겠더라. 모자 역할에서 오는 호흡보다는 배우 대 배우로서 많은 배려를 받고 에너지를 주는 배우이시더라. 내가 얼마만에 이렇게 남자 배우한테 에너지를 받았나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이 배우를 응원할 수밖에 없게 됐다. 놀라움이 컸던 현장이었다"고 밝혔다. 고현정에겐 지난 2018년 '리턴' 이후 7년 만의 SBS 복귀다. 그는 "목동 SBS 이 자리는 저에게 많은 추억이 있는 자리다. 아주 오랜만에 SBS에 왔는데 제가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더라. 제가 오랜만에 나왔다는 생각은 못했고, 시청자분들을 만나서 좋고 작품이 '사마귀'라서 좋다는 생각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3> 장동윤은 극 중 연쇄살인마 '사마귀'의 아들이지만, 자신의 핏줄을 부정하고 형사가 된 주인공 차수열 역을 맡았다. 차수열은 사람을 다섯이나 잔혹하게 죽인 엄마에 대한 분노와 증오로 똘똘 뭉친 인물이자, 범죄자를 잡기 위해서라면 온몸을 내던지는 경찰이다. 그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차수열은 오지랖이 넓은 엄마 때문에 고통받는 인물이다. 엄마에 대한 감정이 굉장히 복합적으로 있고, 그런 엄마와 공조 수사를 하면서 아픔과 변화를 겪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고현정에 대해 "선배님은 항상 레전드이시고 올타임 넘버 원의 대배우셔서 항상 존경하고 기대하는 바가 컸다. 연쇄살인마를 연기하는 선배님의 모습이 궁금하고 기대를 하는 상태에서 선배님과 호흡을 했는데, 충격을 받고 놀랄 정도로 정이신 역할을 너무 잘 표현해 주셨다"며 "선배님이 아닌 다른 사람이 표현한다는 게 상상이 안 갈 정도로 잘 표현해 주셔서 에너지를 받고 저도 집중도 있게 연기할 수 있었다. 배우로서 저도 너무 좋았고 선배님이 마치 제가 선배인 것처럼, 혹은 동료처럼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연기하는데 즐거웠다. 촬영장 가는 게 편하고 행복했다"고 밝혔다. 장동윤은 과거 강도를 붙잡아 뉴스에도 나왔던 화제의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그게 제 데뷔작"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고, "제가 평소에도 형사같은 기질이 있어서 주위에서 나쁜 말로는 오지랖이지만 사건이 있으면 중재하고 싶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향이 있어서 형사 역할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동안 형사 역할을 해보지 않았는데 맡게 돼서 좋았고, 비슷한 느낌의 역할을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라고 말했다. <@4> 조성하는 극 중 강력범죄수사대 계장 최중호 역을 맡았다. 20여 년 전 '사마귀' 사건을 계기로 고현정·장동윤 모자와 미묘하게 얽힌 인물이다. 그는 "연쇄살인 모방범죄가 일어나면서 정이신, 차수열과 공조 수사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현정, 장동윤의 호흡을 보며 느낀 점에 대해 "현장에서 정말 어려운 역할들이다. 연쇄살인마 엄마와 형사인 아들, 촬영할 때는 너무나 긴장감이 있어서 숨 쉬기 힘들 정도로 좋은 장면들이 많이 나왔다. 슛이 안 들어갈 때는 두 분이 해피하게 촬영장 분위기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5> 이엘은 강력범죄수사대 주임 김나희 역을 맡았다. 범인을 잡고야 말겠다는 경찰의 굳은 의지를 보이는 인물이다. 그는 배우들과의 팀워크에 대해 "범인을 놓치고 �i는 과정이 진행될 때마다 감독님께서 '너희가 놓쳐서 또 한 명이 죽었잖니'란 말씀을 하실 정도로 팀워크가 좋았다. 지방도 많이 다녔는데 한 명도 불편해하는 기색 없이 촬영에 임했다. 이렇게 즐겁게 촬영장 가고 싶어서 매니저한테 '차 좀 빨리 가달라'고 한 적은 처음이었다"고 떠올렸다. 마지막으로 그는 "긴말 두말 않겠다. 내일 방송을 보시면 저희가 왜 이렇게 자신 있어 하는지 아실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변영주 감독 또한 "소재나 이야기 때문에 '징그럽고 잔인한 장면이 나오면 어떡하지' 걱정하실 텐데 저희 드라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준수했고, 되게 재밌고 여러 가지를 생각하실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모든 배우들의 연기를 즐겨 주셨으면 좋겠다. 드라마는 SBS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