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정2025.05.18 23:44:13
기사입력2025.05.18 19:24:19
[인천=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이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팀 스타는 1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KYK 인비테이셔널 2025' 둘째날 여자배구 세계 올스타전에서 팀 월드에 80-63 승리를 거뒀다.
이번 'KYK 인비테이셔널 2025'에는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이 직접 초청한 세계 최정상급 여자 배구 선수들과 대한민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함께했다.
1일차인 17일에는 여자배구 세계 올스타팀과 대한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이 맞대결을 치렀고, 세계 올스타가 80-59로 이겼다.
2일차인 이날엔 초청된 세계 올스타 선수들이 스타, 월드 두 팀으로 나뉘어 맞붙었는데, 김연경은 팀 스타의 감독 겸 선수로 나섰다.
이번 경기는 4세트로 진행되며, 세트당 20점, 최종 80점을 먼저 얻는 팀이 승리하는 누적 점수제로 펼쳐졌다.
'선수' 김연경의 마지막 무대다. 그는 지난 2월 13일 GS칼텍스전이 끝난 후 인터뷰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이에 이날 경기를 끝으로 더는 코트에서 뛰는 김연경의 모습을 볼 수 없다.
<@1>이날 경기가 끝난 후 [KIM : THE LAST] FINAL EPISODE라는 이름의 행사가 진행됐다.
본격적인 은퇴 행사에 앞서 함께 코트를 누빈 선수단이 소감을 전했다. 먼저 나탈리아 페레이라는 눈물을 훔치며 "김연경은 멋진 선수였고, 팀 동료로서도 좋은 사람이었다. 앞으로도 우정을 나눌 수 있다는 게 행복인 것 같다. 배구계에 있어 그가 했던 모든 일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에르뎀은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 세계적인 선수를 모아 이 자리를 마련해줘서 먼저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 싶다. 김연경의 마지막 경기를 뛸 수 있어 영광이다. 코트 안에서 같이 뛰는 동안 예전 기억이 떠올랐다. 배구계에 미친 그의 큰 영향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디켄 역시 "페네르바체에서 같이 뛸 수 있어 영광이었다. 배구계가 김연경을 많이 그리워할 것 같다. 그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친구로 지내며 이 우정을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깜짝 손님으로 현장을 방문한 절친 김수지는 "이렇게 큰 무대를 만들어 준 연경이 덕분에 좋은 경기를 구경할 수 있었다. 마지막 경기까지 화려한 모습으로 기억하게 해줘서 고맙다. 그동안 너무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날의 주인공 김연경은 "이렇게 마무리가 됐다. 오늘이 선수로서 마지막으로 뛰는 경기가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날만 생각하며 올스타전을 준비했다. 이렇게 많은 분들, 이렇게 좋은 선수들 앞에서 은퇴식을 한다는 것에 영광스럽고,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로는 마지막이지만 앞으로 계속해서 배구를 위해 일하도록 하겠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2>김연경의 소감을 끝으로 그의 데뷔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모습을 담은 헌정 영상이 상영됐다.
김연경은 한국을 넘어 세계를 평정한 배구 전설이다. 2005-2006시즌 V리그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한 그는 데뷔 시즌부터 남달랐다. 신인상·정규리그 MVP·챔피언 결정전 MVP를 동시에 수상했고, 공격상·득점상·서브상까지 거머쥐며 데뷔 첫 해 6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국내 리그를 압도한 김연경은 해외 무대 도전에 나섰다. 일본, 튀르키예, 중국 등 국외 리그에서 활약을 펼치며 세계적인 선수로 우뚝 올라섰다. 이후 2020-2021시즌엔 코로나19로 여파로 인해 11년 만에 V리그로 복귀했다.
오랜 기간 해외에서 활약했던 김연경은 V리그에서 단 8시즌만 뛰었다. 그럼에도 자신이 국내에서 뛴 모든 시즌(2005-2006, 2006-2007, 2007-2008, 2008-2009, 2020-2021, 2022-2023, 2023-2024, 2024-2025)에 흥국생명을 챔피언결정전에 올려놨다.
국가대표로서 활약도 빛났다. 김연경은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세 차례 출전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을 4강으로 이끌었고, 최다 득점 1위(207점)로 올림픽 신기록을 달성하며 MVP를 수상했다.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다시 한 번 4강 신화를 재현했다.
영상 종료 후 세계 올스타 선수들이 돌아가며 김연경에게 꽃을 건넸고, 다이나믹듀오가 미니 콘서트를 선보인 뒤 여제의 은퇴 행사가 막을 내렸다.
김연경의 은퇴로 한국 배구의 한 시대가 저물었다. 그가 떠난 빈자리를 메울 새로운 주인공이 탄생할 수 있을까. 이제 한국 배구계는 다음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