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4년 전 평창에서 은메달 신화를 쓴 팀 킴(강릉시청)이 베이징에서 새로운 신화 창조에 나선다.

팀 킴(스킵 김은정, 서드 김경애, 세컨드 김초희, 리드 김선영, 핍스 김영미)은 21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다가오는 올림픽 출전에 대한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이날 미디어데이에는 대한컬링연맹 김용빈 회장과 팀 킴을 지휘하는 임명섭 감독과 함께 자리했다.

팀 킴은 4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 최고의 스타였다. 당시 태극마크를 달고 첫 올림픽 무대를 밟은 팀 킴은 세계적인 강호를 연파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컬링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자, 아시아 컬링 올림픽 최고 성적이었다. 특히 일본(스킵 후지사와 사츠키)과의 준결승전에서 승리를 확정지은 김은정의 컴어라운드샷은 대회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이제 팀 킴은 4년 전 영광을 베이징에서 재현한다는 각오다. 한국 컬링은 평창 올림픽 때 개최국 자격으로 여자 4인조와 남자 4인조, 믹스더블 종목에 모두 출전했지만, 이번에는 여자 4인조 밖에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한국 컬링의 자존심이 팀 킴에 달렸다.

이날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김초희는 "2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게 돼 영광스럽다"며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베이징 올림픽 출전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김선영은 "평창 올림픽 때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했지만, 베이징 올림픽은 선발전부터 티켓까지 따고 나가는 대회라 더욱 뜻깊다"고 소감을 전했다.

평창 올림픽이 끝난 뒤 꽃길이 깔릴 것만 같았지만, 지난 4년은 팀 킴에게 매우 힘든 시간이었다. 지도자들의 팀 사유화 논란으로 힘든 시간을 겪었고, 태극마크를 춘천시청(스킵 김민지), 경기도청(스킵 김은지)에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팀 킴은 지난 2020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이어 강릉시청에 새로운 둥지를 틀고, 지난해 7월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다시 한 번 태극마크를 달았다. 12월에는 네덜란드 레이와르던에서 열린 올림픽 자격대회(OQE)에 출전해 베이징행 티켓을 확보했다.

김은정은 "평창 이후에 올림픽 2회 출전이라는 목표를 위해 열심히 달렸다. 힘든 시간도 많았지만,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베이징에 한 번 더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면서 "많은 국민들이 응원해주시는데 끝까지 포기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평창에서 은메달 신화를 썼던 팀 킴인 만큼, 이번 대회에서는 어떤 성적을 올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부담감이 큰 상황이지만, 선수들은 차분함을 유지했다. 김경애는 "우리가 준비한만큼 베이징에서 보여주는 것이 최종목표”라면서 “준비한 것을 하면 메달은 따라온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영미도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명섭 감독은 "평창 때는 국민들의 성원 덕분에 선수들도 기량 이상을 발휘했다. 베이징에서도 늘 응원하는 국민들이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힘을 내서 열심히 할 것"이라면서 "과정에 집중하며 훈련을 했다. 결과가 어떻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에는 10개국이 출전한다. 그중에는 팀 킴과 평창에서 명승부를 펼쳤던 일본(팀 후지사와)도 있고, 결승전에서 아쉽게 패했던 스웨덴(팀 하셀보리)도 있다. 특히 오는 2월 14일로 예정된 일본과의 맞대결은 벌써부터 컬링팬들의 관심을 모은다.

김영미는 "특정팀에 대한 대비는 하지 않고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며 그에 맞는 준비를 할 것"이라면서도 "올림픽 자격대회 때는 (일본에) 아쉽게 졌는데, 이번엔 확실히 이길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세계적인 강호들과 상대할 무기는 팀워크다. 김선영은 "그 팀워크를 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베이징에서도 이런 모습을 보여주면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코로나19로 훈련 여건이 좋지만은 않지만, 선수들은 긍정적인 마인드로 올림픽으로 준비하고 있다. 김은정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훈련에 있어 많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동일하다고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임하려 한다"면서 "국내 팀들이 우리와 게임을 많이 해주고 도움을 주셔서 훈련에 있어 부족함은 없다"고 전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컬링 경기가 진행되는 경기장은 과거 2008 베이징 하계올림픽에서 수영장으로 이용된 곳이다. 이곳에서 박태환이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다만 국내 선수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아직 올림픽 경기장에서 한 번도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때문에 빙질 적응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임명섭 감독은 "경기장 규모가 강릉컬링센터와 유사하다. 다행히 올림픽과 가장 유사한 환경에서 훈련을 마무리하고 출국할 예정"이라면서 "평창 때 아이스를 만든 아이스 테크니션이 베이징 대회와 같은 사람이다. 스윙이 많고 느린 아이스라고 예측하고 잘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최고의 아이스메이커를 모셔서 아이스를 만들고 대표팀만 단독으로 훈련할 예정이다. 또 우리가 생각하는 유사한 환경을 구현해서 응원, 소음 등 경기 외적인 요인도 대비할 수 있는 훈련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컬링연맹도 최선을 다해 팀 킴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용빈 회장은 "나도 베이징에 같이 가게 되는데 베이징 상황이 녹록치 않다고 들었다. 경기 일정에 맞춰 올림픽팀이 갈 수 있도록 대한체육회와 협조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에 확진되면 몰수패를 당한다든지 이제까지 올림픽에서 보지 못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 현장에서 우리팀이 피해를 받지 않고 잘할 수 있도록 옆에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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