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대한민국을 괴롭혔다. 스포츠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시즌 대부분의 프로스포츠가 무관중으로 개최된 것에 비해, 올해 중·후반부터는 방역 수칙 완화로 인해 소규모 유관중으로 전환돼 '직관'(현장에서 직접 관전)이 가능해졌지만 육성 응원 제한, 관중 수 제한 등 까다로운 규칙들이 발목을 잡아 팬들과 거리를 둘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코로나19 관련 사건, 사고도 끊이지 않고 발생해 많은 공분을 사기도 했다.

특히 최근엔 코로나19의 재확산과 신종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출현으로 국민들을 더욱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남, 녀 프로농구와 프로배구 등은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정부 방침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리그 운영을 유지 중이다. 올 한해 동안 코로나19가 스포츠계에 어떤 악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자.

▲ KBO 리그, 방역 수칙 위반으로 사상 초유 리그 중단 사태
비록 무관중이었지만 별탈없이 진행되던 KBO 리그는 7월 큰 악재에 부딪쳤다. NC 다이노스 박석민과 박민우, 권희동, 이명기 등 4명이 원정숙소에서 일반인 2명을 불러 술자리를 가졌고 이 과정에서 3명의 선수들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의 일탈은 엄청난 나비효과를 불러왔다. NC와 경기를 가졌던 두산 베어스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고 여기에 키움 히어로즈 한현희, 안우진도 원정 숙소를 이탈해 NC 선수들이 만났던 여성과 접촉한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KBO는 논의 끝에 리그 중단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40년 역사의 KBO 리그에서 리그 중단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특히 NC는 조직적인 선수 동선 은폐 의혹을 받았고 당초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리그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깨고 KBO에서 리그 중단을 결정하며 논란이 더욱 커졌다.

결국 일주일간 리그를 중단하면서 전반기를 일찍 마친 후폭풍은 시즌 내내 계속됐다. KBO는 144경기 완주를 위해 후반기에 연장전을 폐지했다. 이 여파로 정규시즌 총 720경기 중 무려 50경기에서 무승부가 나왔고 시즌 막판 빡빡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더블헤더가 속출했다.

▲ K리그서도 벌어진 선수들의 일탈
10월 31일 대구FC의 정승원, 박한빈, 황순민, 경남FC의 김동진이 대구광역시 동성로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떠들며 할로윈 축제를 즐기는 사진이 같은 자리에 있던 네티즌의 제보로 알려졌다. 대구는 즉각 정승원, 박한민, 황순민에게 잔여 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 처분을 내렸다.

게다가 12월 1일에는 국가대표 수비수 홍철(울산현대)이 사적 모임 인원 제한 기준을 위반해 지인들을 만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며 250만 원의 벌금을 받았다. 일련의 사건들은 선수들의 도덕성 결여가 가장 큰 원인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항상 코로나19라는 악령이 존재하고 있었다.

▲ 새 시즌 맞이한 프로농구·프로배구, 여전한 코로나19 악령
2019-2020시즌 코로나19 여파로 정규리그를 도중에 중단해야 했던 프로배구와 프로농구는 2020-2021시즌 완주에 성공했고 현재 2021-2022 시즌을 소화 중이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를 보이고 변이 바이러스까지 출연함에 따라 비상이 걸렸다. 남자농구(KBL)는 12월 31일 오후 10시에 시작해 새해를 농구장에서 맞는 '농구영신' 행사를 취소했고 여자프로농구(WKBL)도 26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2021-2022 WKBL 올스타전을 취소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현재 진행 중인 리그도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는 미지수다.

다가오는 2022년 과연 대한민국 스포츠계는 코로나19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하루 빨리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관중들이 꽉 찬 경기장에서 선수단이 팬들과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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