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완벽한 신구조화가 양궁 남자 단체전 2연패를 만들었다.

오진혁과 김우진, 김제덕이 출전한 남자양궁 대표팀은 26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대만을 세트 승점 6-0(59-55 60-58 56-55)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016 리우 올림픽에서도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했던 한국 양궁은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금메달은 대한민국 선수단 세 번째 금메달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한국 선수단이 수확한 3개의 금메달이 모두 양궁(혼성 단체전, 여자 단체전, 남자 단체전)에서 나왔다.

완벽한 호흡이 금메달을 만들었다. 맏형 오진혁은 가장 부담이 큰 마지막 순서로 활을 쐈지만, 흔들리지 않는 경기력으로 금메달의 일등공신이 됐다. 특히 금메달을 확정짓는 3세트 마지막 10점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든든한 오진혁이 있었기에, 김우진과 김제덕은 부담을 덜고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오진혁은 지난 2012 런던 올림픽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땄지만, 단체전에서는 동메달에 그쳤었다. 9년 전 아쉬움을 도쿄에서 깨끗이 풀게 됐다.

김우진은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하며 2연패의 주역이 됐다.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다소 흔들렸지만, 결승전에서는 1, 2세트 4발의 화살을 모두 10점 과녁에 명중시켰다.

자신의 몫을 100% 수행했을 뿐만 아니라, 오진혁의 차례 때는 남은 시간을 되뇌어 주는 등 섬세한 둘째의 모습을 보여줬다.

김제덕은 앞서 열린 혼성 단체전에서 이미 금메달을 목에 건 무서운 막내다. 당시 ‘코리아 파이팅!’을 외치며 분위기를 끌어 올렸던 김제덕은 형들 앞에서도 쉴 새 없이 ‘파이팅!’을 외치며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준결승 일본과의 슛오프에서는 표적 중앙에 가장 가까운 10점을 쏘며 한국의 결승 진출을 견인했다. 김제덕의 활약이 없었다면 결승 진출도, 2연패의 영광도 없었다.

완벽한 팀워크와 호흡으로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오진혁과 김우진, 김제덕은 이제 개인전을 준비한다. 단체전에서는 누구보다 믿음직한 형, 동생들이었지만, 개인전에서는 가장 무서운 경쟁자다.

단체전을 금메달을 합작한 주역들이 개인전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다시 한 번 도쿄 하늘에 태극기를 휘날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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