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올림픽 무대를 처음 밟은 선수들이 선배들의 위업을 잇는데 성공했다.

여자양궁 대표팀 강채영과 장민희, 안산은 25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러시아 올림픽위원회를 세트 승점 6-0(55-54 56-53 54-51)으로 제압했다.

한국 양궁은 1988 서울 올림픽부터 이번 도쿄 올림픽까지 33년간 9번의 올림픽에서 9번 모두 여자 단체전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강채영과 장민희, 안산은 모두 이번이 첫 올림픽 출전이다. 하지만 첫 출전답지 않은 침착하고 완벽한 경기력으로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하며, 새로운 역사를 창조했다.

‘맏언니’ 강채영은 자타공인 여자양궁 대표팀의 에이스다. 2016 리우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4위에 그치며 3위까지 주어지는 올림픽행 티켓을 확보하지 못했다. 하지만 와신상담한 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동메달을 수확했다. 이후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며 첫 올림픽 출전 기회를 잡았다.

보통 여자 선수들이 1.5-1.7Kg의 활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강채영의 2Kg의 활을 사용한다. 화살 사이즈 역시 남자 선수들이 쓰는 것을 사용한다. 덕분에 어떤 여자 선수들보다 힘이 실린 화살을 쏜다. 이번 단체전에서는 두 번째 순서로 활을 쏘며 안정적인 활약으로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장민희는 현재 세계랭킹 148위에 자리하고 있지만, 실력은 어느 톱랭커들 못지않다. 아니 그 이상이다.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진행된 훈련과 시뮬레이션 경기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며 기대를 받았다.

그리고 장민희는 그 기대가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랭킹 라운드에서 2위를 기록했고, 단체전에서는 가장 마지막 순서로 나서 팀의 승리를 확정짓는 역할을 했다. 누구보다 꾸준한 활약을 펼쳐준 장민희 덕에 한국은 양궁 여자 단체전 9연패의 위업을 완성할 수 있었다.

안산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탄생한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이다. 전날 혼성 단체전에서는 김제덕과 호흡을 맞춰 대한민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을 합작했고, 단체전에서는 언니들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며 2관왕에 올랐다.

사실 안산의 활약은 이미 예고돼 있었다. 안산은 지난 2019년 도쿄 올림픽 테스트이벤트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경기를 치른 곳이 지금 올림픽이 진행되고 있는 유메노시마 양궁장이었다. 2년 뒤 유메노시마 양궁장을 다시 찾은 안산은 그때의 활약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하고 있다.

이제 세 선수는 마지막 남은 여자 개인전에서 또 하나의 금메달을 노린다. 랭킹라운드에서 1-3위를 휩쓴 덕에, 4강까지는 한국 선수들의 맞대결이 없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한국 선수들이 금은동을 휩쓰는 것이다.

만약 안산이 개인전에서 우승한다면 3관왕이, 강채영이나 장민희가 금메달을 획득한다면 또 한 명의 2관왕이 탄생한다. 세계 최강 한국 여자양궁이 또 한 번 도쿄 하늘에 태극기를 휘날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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