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막내들이 해냈다.

김제덕과 안산은 24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양궁 혼성단체전 결승전에서 네덜란드의 스티브 베일러-가브리엘라 쉴루서를 세트승점 5-3(35-38 37-36 36-33 39-39)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제덕과 안산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혼성단체전의 초대 금메달리스트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한국 선수단의 도쿄 올림픽 첫 메달, 첫 금메달이기도 하다.

막내들의 쾌거다. 김제덕은 2001년생, 안산은 2004년생으로 각각 남녀 양궁대표팀의 막내들이다. 바늘구멍보다 더 좁다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뚫고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지만, 쟁쟁한 경력을 가진 선수들에 비해 관심을 덜 받았던 것은 사실이다.

다만 가능성만은 이미 확실한 선수들이었다. 낙천적이고 꼼꼼한 성격인 김제덕은 어린 나이에도 나이 답지 않은 침착함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16년에는 SBS ‘영재 발굴단’에 소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안산 역시 어릴 때부터 ‘신궁’ 소리를 들으며, 큰 기대를 받았던 지난 2019년 도쿄 올림픽 테스트이벤트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그리고 두 선수는 올림픽 무대에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었다. 두 선수는 전날 펼쳐진 랭킹 라운드에서 각각 남녀 1위를 차지하며 혼성 단체전 출전 자격을 얻었다. 본 대회에서는 부담감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16강부터 결승전까지 흔들림 없는 경기력을 발휘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결승전에서는 1세트를 내주고도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했다. 실력과 담대한 배짱,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승리였다.

이제 두 선수는 다음 목표를 노린다. 목표는 3관왕이다. 남은 개인전과 남녀 단체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차지한다면 3관왕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지금까지 한국 올림픽 역사상 한 대회 3관왕은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의 쇼트트랙 안현수와 진선유 뿐이었다. 하계올림픽에서는 아직 3관왕이 없다. 두 선수의 남은 경기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첫 단추를 잘 낀 김제덕과 안산이 개인전과 단체전까지 기세를 몰아가며 한국 양궁과 올림픽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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