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한예리·윤여정·스티븐연, 경헌서 나온 이민자의 삶 [2020 BIFF 종합]

입력2020년 10월 23일(금) 15:25 최종수정2020년 10월 23일(금) 15:33
미나리 / 사진=영화 미나리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미나리' 아이작 감독과 스티븐 연의 경험이 녹아든 이민자들의 이야기가 온다. 여기에 윤여정, 한예리의 관록이 더해져 한국계 미국인들의 삶을 담은 영화가 탄생했다.

23일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 초청작 '미나리' 기자회견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자리에는 리 아이작 정 감독을 비롯해 비우 한예리, 윤여정, 스티븐 연이 함께했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미국 이민을 선택한 어느 한국 가족의 삶을 그린다. 2020년 선댄스영화제 드라마틱 경쟁부문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받았다.

◆ 아이작 감독의 삶과 닿은 대본

이날 아이작 감독은 "대본 작업을 했을 때 '마이 안토니아'라는 책을 봤다. 농장에서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야기다. 이 이야기에서 내가 인상을 받은 건 본인의 기억에 대해 진실되게 다가가는 부분이었다. 이것이 내 실제 삶과 관련이 있을까 싶었다. 나도 비슷하게 기억을 진실되게 들여다보는 노력을 하면서 시나리오를 썼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과정을 통해 이야기를 만드니 이것이 다큐가 아니라 픽션이 됐다. 내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은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실존 인물에 영향받은 캐릭터가 나왔고, 배우가 역할을 하면서 새롭게 창조해 각각의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제목도 아이작 감독의 경험에서 나왔다. 그는 "영화에서 미나리가 자라는데, 그게 큰 역할을 한다. 저희 가족이 실제로 미국에 갔을 때 할머니가 미나리 씨앗을 가지고 오셔서 미나리를 심었다. 미나리는 우리 가족만을 위해 심고 길렀던 거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심고 가장 잘 자랐던 것이 미나리다. 우리 할머니가 저희에게 가졌던 사랑 등이 녹아있어서 그런 것 같다. 미나리 자체가 이 영화의 이야기를 하고 있고, 감정과 정서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이작 감독은 한국말을 못 했음에도 한국어 대본을 쓸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혔다. 그는 "한국말을 잘 못한다. 그러다 보니 글을 쓸 때도 머리에서 영어로 생각하고 한국어로 썼다. 이후 한국에서 온 스테파니 홍이 도와줬다. 한국어로 많이 다듬어줬다. 또 모든 배우들이 작업하고, 대사를 하면서 고쳤다. 문어체가 있을 수 있지만 굉장히 유려하게 공동의 작업을 통해 대본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미나리 / 사진=영화 미나리 포스터

◆ 실제 이민자 스티븐연

스티븐연은 실제 이민자다. 그는 "내 경험이 영화에 비슷하게 녹아 있었다. 한국계 미국인들의 삶과 닮아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국에서 미국으로 오면서 어느 곳에도 속해 있지 못한다는 걸 느낀다. 그러다 보니 가족들이 훨씬 끈끈하고 연대가 된다. 어딜 가든 좋은 사람들이 있지 않냐. 소외된 사람들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내용이 인상에 남았다"고 말했다.

또 스티븐연은 자신의 삶이 어떻게 캐릭터에 녹아들었는지 설명했다. 그는 "아버지의 역할을 하면서 우리 아버지가 제이콥이라는 캐릭터에 닮아 있단 걸 느꼈다. 삶에 있어서 힘든 쌍무이다. 녹록지 않은 삶을 이겨내고 아메리칸드림을 위해 미국에 왔는데, 아버지가 그랬다. 아버지가 미국에 온 동기를 이해할 수 있던 계기였다. 남편으로 가족에 대한 생각을 이해했다. 한예리와 작업하면서 명확하게, 개인적으로 보지 못했던 심오하고 진지한 이야기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스티븐연은 한국어 연기에 대한 어려움도 토로했다. 그는 "한국어 연기가 무서웠다. 처음에 윤여정에게 도와달라고도 했는데, 많이 혼났다. '버닝' 이창동 감독이 역할을 맡길 때는 단조로운 톤을 만들어서 느낌이 다른 한국어를 구사해달라고 하더라.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자연스러운 한국어를 해야 됐다. 부모님과 한국어로 얘기하면서 유심히 보게 됐다. 제이콥이라면 말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중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 윤여정과 한예리

한예리는 "감독님을 처음 만났을 때 인상이 너무 좋았다. 내가 영어를 못하는데도 감독님과 소통이 돼서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이 생겼다. 모니카는 한국적인 부분을 많이 갖고 있다. 주변에서 엄마, 이모, 할머니를 통해 많이 본 모습을 모니카 안에 많이 있었다. 조금 더 할 수 있겠다. 어떻게든 감독님과 모니카를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 미국 경험이 없지만 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윤여정은 "나이가 많아서 지금은 사람을 보고 일을 한다. 이 작품이 좋아서 했다기보다는 아이작 때문에 선택했다. 순수하고 진지한 사람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이작 감독은 "배우들이 최고라 캐스팅했다. 다들 아주 바쁜 가운데 스케줄을 내줘서 작업을 같이 할 수 있었다. 윤여정은 한국 할머니의 고약하지만 사랑이 있는 캐릭터와 어울렸다. 고약한 말을 하지만 아이들을 사랑해서 처음엔 불편할 수 있는 캐릭터다. 결국 사랑을 느낄 수 있고, 좋아하게 되는 캐릭터로 윤여정이 딱이라고 생각했다"며 "한예리는 영화의 중추 역할이다. 그런 모습이 한예리에게 보여싸. 그의 연기와 캐릭터를 믿고 작업하게 됐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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