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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현 / 사진=방규현 기자 |
김광현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빅리그 데뷔 시즌을 보낸 소감을 밝혔다.
김광현은 2019시즌 종료 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세인트루이스와 2년 8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메이저리그 개막 연기, 팀 내 코로나19 집단감염 발생 등 악재 속에서도 8경기(7선발) 등판 39이닝 3승 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 24탈삼진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또한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로 등판해 가을야구까지 경험했다.
지난 7일 귀국했던 김광현은 2주 간의 자가격리를 소화했으며,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섰다.
김광현은 "이 자리가 부담스러운 자리라고 느낀다. 그래도 응원해주시고, 미국에 갈 수 있도록 도와주신 팬들에게 인사하는 자리, 고맙다고 말씀드리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팬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광현이 한국에 돌아온 것은 지난 1월31일 출국 이후 약 8개월 여 만이다. 그는 "(한국에 오는 것이) 설렜다. 외국에 오래 있었던 적이 처음이다. 한국 음식도 많이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코로나19로 공항이 많이 한산해 보여 아쉬웠다. 많은 국민들도 힘드셨을 것이다. 빨리 코로나19가 없어져 원래대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 김광현은 이전에 한국에 돌아올 수도 있었다. 메이저리그 개막이 코로나19로 연기되면서 국내에서의 훈련을 고려하기도 했다. 실제로 최지만은 한국에서 훈련을 소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광현은 미국에 남아 개막을 기다렸다. 그는 "혹시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입국 금지를 하게 되면, 메이저리그에 처음 선보이는 자리인데 기회를 받지 못할까봐 걱정했다"고 설명했다.
외로운 미국 생활을 도운 것은 통역과 베테랑 투수 애덤 웨인라이트였다. 김광현은 "통역과는 같이 음식도 많이 해먹으며 끈끈해졌다. 또 웨인라이트와는 함께 캐치볼을 했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사실 미국에서의 운동 조건이 정말 좋지 않았다. 모든 시설이 폐쇄돼 운동하기 정말 어려웠다. 다행히 웨인라이트의 집 마당이 넓어서 50m 정도 거리에서 캐치볼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원도 폐쇄를 했는데 아무도 없는 공원에 몰래 들어가 80m 캐치볼을 하기도 했다. 보안관이 웨인라이트의 팬이라서 살짝 들어가게 해줬다"는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포수 야디어 몰리나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김광현은 "몰리나는 공을 잘 던질 수 있게 해준 첫 번째 은인"이라면서 "몰리나는 타자가 못 치는 공이 아닌, 투수가 잘 던지는 공을 던질 수 있게 해주는 포수다. 나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하지 않는다면 할 수 없는 것이다. 내년에도 같은 팀에서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내년 시즌에 대한 각오도 전했다. 김광현은 "시즌이 진행과 중단이 반복되면서 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도 않고 시즌을 치러야 해 스피드가 잘 안 나왔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몸을 제대로 만들어 내년 시즌은 제대로 된 시즌을 했으면 좋겠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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