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그룹 멜로망스 김민석이 가수가 아닌 배우 김민석으로의 첫발을 내디뎠다. 결코 쉬운 도전은 아니었지만, 자신이 꿈꾸는 평탄한 삶을 위해 즐겁게 임했다. 앞으로도 기회만 주어진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도전에 임하겠다는 김민석이다.

김민석은 지난 2015년 멜로망스 보컬로 데뷔해 '선물'로 역주행의 신화를 썼다. 이후 '동화' '인사' 등 여러 히트곡을 발매하며 가수로서 '열일' 행보를 이어오던 그는 데뷔한 지 4년 만에 웹드라마 ''사랑인가요'라 물었고 '사랑'이라 답하다'(이하 '사물사답')를 통해 첫 연기에 도전했다.

'사물사답'은 음악에 대한 꿈을 접고 지내던 여자 이수정(정예서)이 유능한 싱어송라이터이자 10년 전 옛사랑인 김석영(김민석)을 만나 다시 음악에 대한 꿈을 키우는 이야기다. 김민석은 극 중 까칠하고 과묵하지만 사랑하는 상대에게는 헌신적인 싱어송라이터 김석영 역을 맡았다.

싱어송라이터라는 직업부터 과묵한 성격까지 김석영은 실제 김민석과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김민석은 "애초에 작가님이 절 염두에 두고 써주신 작품이자 캐릭터"라며 높은 싱크로율의 이유를 밝혔다. 또 김민석은 이번 배역을 "배려를 많이 받은 캐릭터"라고 표현했다. 연기가 처음인 자신이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보다 수월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는 김민석이 연기를 하게 된 계기로 작용하기도 했다. 출연을 처음 제안받고 약 한 달간을 고민했다는 김민석은 "먼저 제의를 해준 데다 절 생각하고 기획을 했다는 말을 들으니 감사하게 다가와서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첫 연기 도전이지만 마냥 설렐 수만은 없었다. 더군다나 첫 작품부터 주연이라니 부담감을 느낄 법도 했다. 김민석은 "부담을 느끼는 상황 속에서 피해를 끼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준비를 했다. 한 장면 한 장면 누를 끼치지만 않으면 다행이겠다는 생각이었다"고 털어놨다.

또 다소 갑작스러운 연기 행보인 데다 주연이라는 타이틀에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여론이 뒤따르기도 했다. 김민석 역시 이러한 반응을 알고 있었다. 그는 "설득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제가 하겠다고 선택을 한 이상 책임을 져야 하는 반응이었다"며 담담하게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어려운 고민 끝에 출연을 결정한 김민석은 작품을 위해 5kg을 감량했다. 그런데도 막상 결과물을 보고 나니 만족스럽지 못한 그였다. 김민석은 "날카롭고 차가운 이미지의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살을 빼긴 했는데, 더 뺐어야 했다. 화면에는 내가 생각한 만큼 안 담기더라. 표정이나 몸이 어떻게 나올지 제대로 계산을 못 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연기적인 면을 도와준 건 배우 박재민이었다. 두 사람은 농구 동호회를 통해 친분을 쌓았다. 김민석은 "이런 식으로 도움을 받을 줄은 몰랐다"면서 "아예 재민 형 집으로 찾아갔다. 그곳에서 연기적인 조언을 많이 받았다. 또 재민 형이랑 대본을 많이 맞춰봤다. 당시 연습을 정말 많이 했었는데, 덕분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반면 가장 가까운 지인이자 동생인 배우 김우석과는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안 했다고. 김민석은 "제가 연기를 한다고 하나 동생이 더 생소해 하고 낯설어했다. 한 번은 촬영장에도 놀러 왔었다. 촬영은 내가 하는데 동생이 나보다 더 부끄러워하더라"라며 현실 형제의 모습을 들려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동생은 연기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그냥 '고생했다'고만 말해줬다. 아무래도 서로 엄격하게 평가하기 때문에 괜히 상처를 줄까 봐 말을 아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사물사답'을 통해 김민석은 연기의 맛을 보고 연기의 매력을 알게 됐다. 그는 "저에 맞춰 만들어진 캐릭터라고 해도 김석영은 환경이나 성향 면에 있어서 분명 다른 사람이지 않냐. 때문에 다른 사람의 삶을 대신 살아보는 기분이 들었다. 연기를 할 때마다 이렇게 종종 다른 사람으로 살아볼 수 있을 텐데 그 부분이 엄청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민석은 같은 예술 분야인 노래와 연기이지만, 확실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표현방식이 다르다"며 "목소리로 모든 걸 다 표현하는 노래랑 카메라에 담기는 모습을 계산하며 모든 걸 표현하는 연기는 많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배우분들을 보면 캐릭터를 위해 몸무게를 감량하기도 하고 찌우기도 하지 않나. 체중뿐만 아니라 표현을 위해 카메라에 담기는 모든 부분들을 관리하는 게 대단하게 느껴졌다"며 배우들의 철저한 준비성을 치켜세웠다.

이제 막 연기에 첫발을 내디딘 김민석은 앞으로의 연기 활동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생각 중이다. 그는 웹드라마에서 나아가 정극 도전에 관해 "불러주시면 열심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뮤지컬 진출에 대해서도 "하게 된다면 열심히 하지 않을까 싶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렇듯 김민석이 모든 도전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데는 그의 인생관이 영향을 미쳤다. 김민석은 인터뷰 내내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싶다"며 '도전'을 강조했다. 김민석에게 '잘 살았다'고 생각하는 하루의 정의를 묻자 "하루가 잘 흘러가는 것이다. 성취감보다는 모든 게 잘 흘러가고 평탄하게 보내는 시간들"이라고 설명했다.

평탄함과 도전, 이질적으로 보이는 단어들이지만 그렇지 않다는 김민석이다. "도전도 흐름의 일부예요. 성장하기 위해서는 알을 깨야 하고, 알을 깨기 위해서는 도전은 필연적인 요소인 거죠. 제가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면, 흐르는 시간 속에서 전 퇴화되는 거예요. 때문에 평탄함과 도전은 필연적인 관계라고 생각하며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끝으로 김민석은 자신의 지난 4년을 '밭'으로 표현했다. 멜로망스가 갓 데뷔했을 때 나아갈 곳밖에 보이지 않았던 희망이 넘쳤던 시기는 '가꿔야 할 밭'이었다. 이어 많은 사랑을 받는 현재에 관해서는 "이제는 '가꿔진 밭'이다. 때문에 어떻게 키워나가야 하는 문제인 것 같다. 보다 더 많은 고민과 생각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제는 연기라는 새 밭까지 주어졌다. 이에 김민석은 밭을 일구는 사람들의 마음으로 답했다. "시켜만 주신다면 뭐든지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해야죠."(웃음)

[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ent@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