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정성래 기자] 주제 무리뉴 감독이 첼시에서 사실상 경질됐다. 위기에 빠진 팀에 주는 일종의 충격 요법이다. 그러나 이는 단기 처방에 불가하다. 첼시의 진짜 위기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첼시는 18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무리뉴 감독과의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사실상 성적 부진으로 인한 경질이다. 지난 시즌 팀을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던 무리뉴 감독은 초라하게 팀을 떠났다.


무리뉴 감독의 계약 해지가 아쉬운 것은 그 과정 때문이다. 첼시는 올 시즌 초 부진이 계속되며 감독과 선수들 사이의 불화설이 대두됐다. 무리뉴 감독과 선수들, 구단 모두 이 루머를 부인했지만 결국 이 소문은 사실이었다.

첼시 미카엘 에메날로 기술이사는 구단 공식 TV채널 '첼시TV'에 출연해 "감독과 선수들 사이에 확연히 드러나는 불화가 있어 보였다. 조치를 취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며 불화설을 인정했다.

감독과 선수단 사이의 반목, 여기서 첼시는 선수단을 택했다. 이는 첼시를 둘러싼 위기와 갈등이 봉합이 아닌 연장선상에 놓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후임 감독에게도 힘을 실어 주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라커룸을 장악한 선수들은 신임 감독에게도 자신들의 세력을 과시하려 할 것이고, 감독이 선수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전술을 들고 나온다면 무리뉴 감독에게 했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시킬 수 있다. 주도권을 선수들이 쥐게 되는 셈이다.

감독의 영향력이 줄어든 팀에, 감독의 말을 듣지 않는 선수들이 가득한 팀에 신임 감독으로 부임하고 싶어 하는 감독이 어디에 있을까. 분위기 전환을 위한 첼시의 무리뉴 감독 경질은 이상하지 않았지만, 이에 대한 이유는 물음표가 붙기에 충분하다. 첼시의 진짜 위기는 이제 시작이다.


정성래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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