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정2025.03.18 12:13:11
기사입력2025.03.18 12:11:35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또 다른 '연니버스'가 열린다. 연상호 감독의 신작 '계시록'이 오컬트보단 사실적인 이야기로 전세계 시청자들과 만난다.
18일 오전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연출 연상호) 제작보고회가 진행돼 현장에 배우 류준열, 신현빈, 신민재, 연상호 감독이 참석했다.
'계시록'은 실종 사건의 범인을 단죄하는 것이 신의 계시라 믿는 목사와,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실종 사건 담당 형사가 각자의 믿음을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연상호 감독은 "이 이야기가 여러 가지 계시라고 여겨지는 것들의 연속이다. 그 연속된 계시를 보여줄 수 있는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계시록'은 어떻게 보면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것만 보고, 믿고 싶어하는 것만 믿는 인물들이 겪는 파멸과 구원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며 "이전에 했던 작품들과 달리 판타지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했다. 굉장히 사실적인 톤과 연기로 내밀한 심리 스릴러 형태의 이야기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상호 감독은 원작과 차별점에 대해 "'계시록'은 원작의 큰 내용을 따라가지만, 원작과는 톤적인 면에서 많이 차이가 난다. 첫 번째는 성민찬(류준열)이라는 캐릭터가 원작에선 세속적인 인물에서 시작한다. 근데 류준열이 '성민찬이라는 인물이 원작처럼 세속적인 인물보단 관객들이 이입하기 편하게 신실한 입장이면 어떨까'라고 하더라. 그럼 캐릭터가 조금 더 강렬할 것 같다는 의견을 줬다. 그런 부분들을 반영했다"며 "이연희(신현빈) 역시 원작에서 강인한 인물처럼 묘사가 됐는데 신현빈과 이야기를 나눴던 건 죄의식에 짓눌려서 언제 바스라질지 모르는 불안감 같은 것들이 영화 내내 지배하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조금 더 예민하고, 언제 부서질지 모를 것 같은 이미지여야 이 작품이 가진 흐름에서 극적인 요소가 발생할 것 같았다"고 짚었다.
<@1>
특히 '계시록'에선 멕시코의 거장 감독 알폰소 쿠아론이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Executive Producer)로 참여했다. 이어 이날 현장에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영상편지로 깜짝 등장해 국내 취재진들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오늘 와주신 분들과 직접 함께할 수 없어 아쉽지만 이렇게 영상으로 몇 마디 전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계시록'은 우리의 신념이 우리를 어떻게 형성하는지, 그리고 믿음과 인간성, 진실과 인식, 선과 악의 미묘한 경계에 대한 영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류준열, 신현빈, 신민재의 압도적인 연기로 완성된 몰입도 높은 심리 스릴러이기도 하다. 이 영화가 여러분에게 오래 남아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극 중 계시를 받았다고 믿은 목사 성민찬을 연기한 류준열은 "우리가 갖고 있는 목사에 대한 이미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신실하고, 신과의 이야기, 대화, 직업관에 대해 진실하고 깨끗하고, 투명한 인물로 그리고 싶었다"며 "인간이 계시라고 믿는 무언가에 있어서 어떤 행동을 하고, 어디까지 가는지가 재밌는 것 같다"고 연기 포인트를 밝혔다.
동생을 잃고 환영에 시달리는 형사 이연희 역을 맡은 신현빈은 "장르적인 재미가 있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이 안에 있는 인물들이 맞닥뜨리는 고민이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믿음이 흔들리는 순간을 맞이하는데 그 순간, 어떤 선택을 하는지가 각자 다르다. 그게 굉장히 흥미로웠다. 보는 분들에게도 재미나 생각할 거리를 주실 것 같다"며 "캐릭터적으로 제가 했던 캐릭터와는 다른 면이 있다. 저한테도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시는 분들에게도 새롭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민찬의 딸 유괴범으로 의심받은 성범죄자 권양래 역을 연기한 신민재는 "감독님이 처음에 주문하신 게 '막 출소한 범죄자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불쾌감을 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외형적으로도 불쾌하고, 불결함을 주려고 중점을 뒀다"며 "분장팀이랑도 고민을 해서 헤어스타일도 탈모가 있는 사람처럼 밀었다. 흉터나 이런 것들을 통해서 외형적으로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류준열은 "예고편이 공개되고 오컬트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더라. 굉장히 사실적인 이야기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만들었다. 꼭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든 분들이 즐겁게 시청하시리라 믿는다"고 자신했다.
'계시록'은 21일 공개된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