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20년 만의 동아시안컵 우승을 이끈 신상우 감독이 선수단에 공을 돌렸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16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 최종전에서 대만을 2-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한국은 1승 2무(승점 5, 골 득실+2)를 기록, 2005년 초대 대회 이후 20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 동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했다. 최근 대만 상대 연승 행진도 '15'로 늘렸다. 한국은 대만을 상대 전적에서 15승 2무 4패로 압도하고 있다. 신상우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먼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경기장에서 뛴 선수 말고도 벤치에서 열심히 응원한 선수들에게도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묵묵히 서포트해 준 스태프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신 감독은 "너무 기뻐서 생각이 안 날 정도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문득 떠오른 것은 기자회견 때 '축구는 랭킹으로 하는 게 아니고 공은 둥글다'고 말했는데 이걸 선수들이 해준 거 같아서 다시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짜릿한 역전 우승이다. 당초 한국은 4개 팀 중 3위에 자리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4시에 열린 경기에서 일본(1승 2무, 승점 5, 골 득실+4)과 중국(1승 2무, 승점 5, 골 득실+2)이 0-0으로 비기면서 한국은 절호의 우승 기회를 잡았다. 대만전 승리로 한국은 일본, 중국과 함께 승점 5점을 기록, 세 팀간의 상대 전적, 골 득실, 다득점 순으로 따져 순위를 결정했다. 한국은 앞서 1차전에서 중국과 2-2, 2차전에서 일본과 1-1로 비겼다. 이에 따라 세 팀은 상대 전적과 골 득실에서 동률을 이뤘고, 다득점에서 앞서는 한국이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에 신상우 감독은 "아이러니하게도 경기하기 전 미팅에서 '우리에게 간절하게 원하면 우리에게 기회가 올 거'라고 얘기했다. 어떻게 보면 1%의 가능성이 현실이 된 거 같다"고 기쁨을 한껏 드러냈다. 그러면서 "소집 첫날부터 선수들의 눈빛이 달랐다. 고참 선수들의 간절함이 소집 때부터 느껴졌다. 그런 간절함을 어린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 훈련할 때 그런 모습들과 행동들이 '이번 대회는 우승할 수 있는 기회가 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직 완성은 아니지만 이 우승으로 신구조화가 한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하루는 선수들에게 맘껏 즐기라고 하고 싶다. 나 역시 오늘만 즐기고 10 월 윈도우까지 열심히 선수들 직관하러 현장에 찾겠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은 전반부터 대만을 상대로 공세를 펼쳤지만, 결실을 맺진 못했다. 결국 후반 들어 2골을 넣었고 우승을 따냈다. 신 감독은 "전반전 끝나고 전술 변화를 가져갔다. 변화를 가져가기 전에 전반전을 생각하지 말자고 했다. 다시 생각한다고 돌이킬 수 없다고 말했다. 후반전의 전술 변화 속에서 우리가 해왔던 걸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선수들이 잘 수행해 준 덕에 득점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또 그는 "동아시안컵은 아시안컵과의 연관성도 있고 아시아의 상위 랭킹의 팀들과 겨루기 때문에 소중하다. 아시안컵을 치르기 전에 단기 대회를 치르고, 우승하게 되면 자신감이나 기량이 향상될 거라 생각했다. 동아시안컵은 여자 축구계에선 소중한 대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 MVP는 장슬기였다. 장슬기는 이번 대회에서 2골을 올렸다. 이날 대만전에선 후반 39분 김혜리의 패스를 받아 추가골을 뽑아냈고, 지난 9일 중국과의 1차전(2-2)에선 전반 추가시간 한국의 첫 번째 골을 넣었다. 신상우 감독은 장슬기에 대해 "리그에서도 나이가 있는 고참 선수에 속하지만, 가장 풀백으로서 퍼포먼스가 좋은 선수다. 이 폼을 잘 유지했고, 대표팀에서 솔선수범하고 고참으로서 책임감을 많이 가졌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좋은 플레이를 한 거 같다"고 칭찬했다.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