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목표는 명예의 전당이다" 생애 첫 승을 신고한 박혜준이 당찬 각오를 밝혔다. 박혜준은 6일 인천 서구의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6684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 오픈(총상금 12억 원, 우승상금 2억1600만 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박혜준은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 2위 노승희(16언더파 272타)의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KLPGA 투어 데뷔 4년, 73번째 대회 출전 만에 이룬 생애 첫 승이다. 이날 1타 차 선두로 출발했던 박혜준은 최종 라운드 한때 2위권과의 차이를 5타까지 벌리며 순항했다. 하지만 경기 막판 경쟁자들의 추격을 허용하면서 우승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박혜준은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를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박혜준은 우승 기자회견에서 "너무 바랐던 첫 승을 하게 돼서 기쁘다. 이 순간을 많은 팬, 가족, 관계자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마지막 라운드는 첫 홀에서 너무 떨려서 나오지도 않던 미스샷이 나왔다. 그래도 퍼트가 들어가 주면서 위기를 넘기고 우승이 내게 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번 우승은 박혜준의 첫 우승일뿐만 아니라, 두산건설 골프단 창단 첫 우승이기도 하다. 올 시즌부터 두산건설 모자를 쓴 박혜준은 두산건설 골프단의 첫 우승자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그는 "골프는 개인 운동이지만, 두산건설 골프단은 가족 같은 분위기"라면서 "두산건설 골프단 첫 승의 의미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하고 싶었다. (내가) 첫 승을 하게 돼서 기쁘다"고 전했다. 박혜준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19살 때까지 호주에서 골프를 쳤다. 당시 그레이스 킴, 스테파니 키리아쿠(이상 호주) 등과 경쟁하며 실력을 키웠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무대를 꿈꿨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 지면서 한국에 돌아왔고, 아버지의 권유로 KLPGA 투어로 눈을 돌리게 됐다.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빠른 성장세를 보인 박혜준은 지난 2022년 정규투어에 입성하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정규투어의 벽은 높았다. 또한 박혜준은 코스 안에서뿐만 아니라 코스 밖에서도 한국 문화에 적응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했고, 1년 만에 다시 드림투어로 내려갔다. 하지만 박혜준은 성장통을 잘 이겨냈다. 2023년 드림투어에서 우승 1회, 상금 8위를 기록하며 2024년 정규투어에 복귀, 준우승 2회를 포함해 톱10 5회를 달성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이어 올 시즌에는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박혜준은 "사실 한국에 오고 너무 빠르게 정규투어에 올라와서 나도 놀랐고, 부모님도 많이 놀랐다. 올라와서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선수들도 잘 몰랐고, 문화 차이도 있어서 떨어졌다는 생각을 했다. 적응하려고 노력을 해서 (다시 올라와서)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앞으로의 목표도 밝혔다. 박혜준은 "골프를 시작하며 잡았던 목표가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것이었다"면서 "KLPGA 투어에 먼저 온 만큼 많은 우승을 하고 이름을 알린 뒤 LPGA 투어에 가고 싶다. LPGA 투어에 가서도 명예의 전당에 오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한편 박혜준은 이번 우승으로 오는 10월 열리는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만약 롯데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한다면 더욱 빠르게 LPGA 투어에 입성할 수 있다. 그는 "당장 (LPGA 투어에) 갈 생각은 없었지만 출전권을 얻어 도전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번에는 경험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나가서 플레이를 하고 올 것"이라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