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이제 시작하는 기분이에요". 정준원이 '언슬전'을 통해 진가를 발휘했다. tvN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극본 김송희·연출 이민수, 이하 '언슬전')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생')의 세계관을 잇는 청춘 메디컬로, 산부인과 레지던트들이 입덕부정기를 거쳐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다. 정준원은 극 중 산부인과 레지던트 4년 차 구도원 역을 맡았다. 후배들에겐 '참된 선배'다운 듬직함, 레지던트 1년 차 후배 오이영(고윤정)과의 러브라인도 소화했다. 특히 오이영을 연기한 배우 고윤정과 멜로 호흡은 드라마 흥행을 견인했다. 정준원은 "걱정이 많이 됐다. 자기 객관화가 잘 되는 성격이라, 오이영이 구도원을 좋아하는 건 시청자들이 납득을 할 수 있을까 싶었다"며 "구도원을 판타지 같은 인물로 받아들였다. 이런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싶었다. 캐릭터 자체가 비현실적으로 너무 멋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졌으니까 제가 잘 소화하면 설득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털어놨다. 비주얼, 러브라인 서사 등에 대한 일각의 부정적인 반응도 충분히 예상했다고 한다. 정준원은 "당연히 그런 얘기가 나올 거라 확신하고 있었다. 기분 나쁘지 않다. 이런 여론이 분명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캐릭터가 주는 힘이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것을 좀 믿고 있었던 것 같다"며 "겹사돈 걱정도 전혀 없었다"고 솔직히 말했다. 그러면서 호흡을 맞춘 배우 고윤정을 극찬한 그다. 정준원은 "완벽한 파트너였다. 도원이는 이영이가 만들었다고 확신한다. 정말 도원이를 사랑하는 눈빛으로 바라봐주서 깜짝 놀랐다. 대단한 배우고, 많이 배우고 너무 최고의 동료였다"고 얘기했다. 고윤정과 더불어 자신을 따르는 레지던트 후배들을 연기한 강유석, 신시아, 한예지과의 케미스트리에 대해서도 뿌듯함을 드러냈다. 정준원은 "기본적으로 이 친구들이랑 빨리 친해져야겠다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 그냥 선배면 괜히 불편해질 수 있지 않나. 차라리 얘들이 나를 만만하게 대했으면 좋겠다 싶어 친구처럼 지냈다. 혹시라도 눈치를 보고 해야 될 얘기를 못하면 싫을 것 같아 초반에 빨리 친해졌다"며 "전 카리스마가 없는 편이다. 원래 성격도 그런 편인데, 제가 낯을 가리는 편이라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어지고 싶었던 것 같다. 애들이 너무 착해서 같이 잘 어우러진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1> '언슬전'은 TV-OTT 화제성 통합 5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최종화는 자체 최고 시청률 8.1%를 기록한 바다. 정준원은 '언슬전' 이전과 이후 인기를 실감 중이란다. 정준원은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 3천여 명에서 종방 후 약 46만 명으로 늘었다. 그는 "구도원이란 캐릭터를 멋있게 봐줄 줄은 몰랐다. 현실감이 없는 것 같다"며 얼떨떨해했다. 이어 "SNS, 유튜브 클립으로 계속 본다. 많이 관심을 가져주시는구나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고윤정은 앞선 인터뷰에서 정준원에게 "슈퍼스타가 된 기분이 어때?"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 일화가 알려졌다. 관련해 정준원은 손사래를 치며 "장난친 거다. 주변 반응이 달라진 건 체감하고 있다. 처음에는 의심을 했었다. 세상이 날 속이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게 말이 되나 싶었다. 회차가 거듭할수록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보다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고 수줍어했다. <@2> 유독 이번 작품에서 걱정이 많았다는 그다. '독전' '탈주' 'VIP' '동네변호사 조들호 2'등 다수 작품에서 주조연으로 내공을 다져온 정준원은 올해로 배우 생활 10년에 접어들었다. 이후 '언슬전'을 통해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각인시키게 됐다. 정준원은 "작품에 캐스팅되기 직전까지가 올해로 일 시작한 지 10년 정도가 됐을 때다. 역할이나 작품에 대해서 갈증이 굉장히 심할 때였다. 힘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걸 보상받는 느낌이어서 너무 감사하고 너무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싶다"고 담담히 말했다. "일을 시작한 지 10년이란 시간이 지났는데, 지금 시작하는 느낌이에요. 연기 생활을 꾸준히 하려면 얼굴이 알려져야 하죠. 그러기 위해서 계속 지금까지 살아왔어요. 좋은 기회를 만나서 관심을 갖게 돼 감사합니다. 이것을 시작으로 다음을 나아가겠다란 생각이 듭니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