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김시우가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총상금 2000만 달러)에서 홀인원을 기록하며 공동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김시우는 17일(한국시각) 미국 노스캘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 할로 골프클럽(파72/7626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홀인원과와 버디 6개, 보기 1개를 묶어 7언더파 64타를 쳤다. 1라운드 1오버파로 공동 60위였던 김시우는 중간 합계 6언더파 136타를 기록하며 공동 2위로 수직 상승했다. 단독 선두인 조나탄 베가스(베네수엘라·8언더파 134타)와는 2타 차다. 김시우는 PGA 투어 통산 4승을 기록하고 있지만, 메이저 대회에선 아직 톱10도 기록한 적 없다. 지난 2021년 마스터스에서 기록한 공동 12위가 최고 성적이다. 그리고 이날 순식간에 2위로 치고 올라오면서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은 물론, 우승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한국 선수의 메이저 대회 우승은 2009년 PGA 챔피언십에서 양용은이 단 한 차례 이룬 바 있다. 이날 10번 홀에서 시작한 김시우는 11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좋은 출발을 알렸고, 14번과 15번 홀에서도 버디를 낚았다. 하지만 17번 홀에서 아쉽게 보기를 범한 채 전반을 마쳤다. 김시우는 후반에서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후반 1번과 2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냈고, 6번 홀에선 홀인원까지 기록하며 기세를 올렸다. 이 홀인원은 메이저 대회 역사상 가장 긴 거리의 홀인원이었다. 이후 7번 홀에서 다시 한 타를 더 줄인 김시우는 7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김시우는 "어제는 페어웨이를 많이 못 맞춰서 머드볼이 얼마나 나쁜지 잘 몰랐었다. 그런데 오늘은 드라이버 샷이 훨씬 잘 맞으면서 머드볼이 얼마나 심한지 알게 됐다"며 "전반 아홉 홀 내내 머드볼과 싸워야 했다. 그런데 후반 첫 두 홀에서는 머드볼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버디, 버디를 잡아낼 수 있었다. 가장 긴 파3 홀에서 홀인원을 하기도 했다. 그 홀도 머드볼이 없어서, 진흙이 묻은 140야드 샷보다 훨씬 수월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메이저 대회 역사상 가장 긴 홀인원을 기록한 것에 대해선 "아마도 이전 기록도 내가 세웠던 것 같다. 로열 트룬에서도 비슷한 거리에서 홀인원을 했었는데, 그게 아마 메이저 대회 최장 거리 홀인원이었을 것이다. 이번이 더 길었다면, 내가 그 기록을 다시 깬 셈이다. 정말 흥분되는 순간이었다. 어떻게 칠지 계속 상상하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그리고 내가 원했던 대로 정확히 샷을 해냈다. 정말 멋졌고, 메이저 대회에서 아주 기억에 남을 만한 홀인원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시우는 "아직 금요일일 뿐이다. 이틀 잘 쳤지만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 주말에는 더 더워질 테고, 긴장감도 훨씬 커질 것이다. 나는 그냥 내 골프에 집중하면서 재미있게 치려고 한다"고 각오를 불태웠다. 한편 1라운드를 공동 20위로 마친 안병훈은 이날 2타를 잃어 공동 48위(이븐파 142타)로 미끄러졌다. 김주형은 공동 62위로 겨우 살아남았고, 임성재는 이날 3타를 잃어 중간 합계 5언더파 147타로 100위밖에 머물러 컷 탈락했다. [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