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도핑 검사를 방해하고 회피한 혐의를 받았던 '중국 수영스타' 쑨양이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23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재심 재판부가 쑨양에게 4년 3개월의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고 전했다.

쑨양은 2018년 9월 중국에 위치한 자택에서 도핑검사에 필요한 자신의 혈액이 담긴 유리병을 고의로 깨뜨렸다. 이에 중국수영협회는 국제도핑시험관리(IDTM) 검사원들이 합법적인 증명서와 자격증 등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쑨양의 주장을 받아들여 별다른 징계를 부과하지 않았다. 국제수영연맹(FINA) 또한 경고 조치로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그러자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2019년 3월 쑨양과 FINA를 CAS에 제소했다. 하지만 쉽게 결론이 나지 않으면서 쑨양은 2019년 7월 열린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해 금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대회에 참가했던 다른 선수들이 '도핑 검사 회피' 의혹이 있는 쑨양과 같은 시상대에 올라가는 것을 거부하는 등 이른바 '쑨양 패싱'이 펼쳐지기도 했다.

CAS는 2019년 11월15일 스위스 몽트뢰에서 재판을 열었고 쑨양의 요청에 따라 이례적으로 공개 진행했다. 쑨양은 재판에 참석해 검사원의 규정 위반과 자신의 결백을 호소했다.

하지만 CAS는 결국 지난해 2월 WADA에 손을 들어주며 쑨양에게 8년 자격정지 중징계를 내렸다.

이에 쑨양은 스위스 연방법원에 항소했다. 스위스 연방법원은 원심 판사 가운데 한 명이 중국에 대한 편견을 담은 글을 에스엔에스(SNS)에 올린 점을 근거로 삼아 CAS에서 재심을 해야한다고 결정했다.

재심 재판부는 쑨양에게 무모한 행동을 했다며 4년 3개월 징계를 부과했다. 최초의 8년 징계보다는 줄어든 셈이다. 그러나 다음 달 개최되는 도쿄올림픽 출전은 불발됐다.

한편 쑨양은 2012, 2016년 올림픽에서 3개의 메달을 획득했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종목별로 총 11번 금메달을 거머쥔 바 있다.

[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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