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윙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과도한 수비 가담 속에 자신의 장점을 잃어가고 있다.

토트넘은 3일(한국시각) 오전 2시 영국 셰필드의 브라몰 레인에서 열린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3으로 졌다.

이로써 토트넘은 승점 45점으로 9위에 머무르며 4위(첼시, 승점 54점)가 마지노선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 획득에 멀어졌다.

관심을 모았던 토트넘의 에이스이자 코리안리거 손흥민은 후반 막판 해리 케인에게 리그 9번째 어시스트를 배달했다. 그러나 손흥민은 이 장면을 제외하고 무리뉴 감독의 수비 가담 요구 속에 슈팅을 단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왼쪽 윙어로 나섰다. 그러나 공격시 두 명의 센터백이 윙어와 스트라이커 사이, 하프스페이싱 공간을 공략하는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맞아 이를 막기 위해 수비 공간에 주로 머물렀다.

그러자 손흥민의 장점이 사라졌다. 빠른 돌파와 양발 슈팅이 장점인 손흥민은 이날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위협하지 못했다. 본업이 공격수가 아닌 수비수인 수준이었다.

토트넘의 팬사이트인 스퍼스웹에서는 이날 손흥민에 대해 "손흥민은 마지막 순간까지 경기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게 했다"며 "손흥민은 공을 지키며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수비를 무너뜨려야 하는 선수이지만 좀처럼 공간을 찾지 못했다"며 존재감이 없었음을 지적했다.

손흥민은 지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전에서도 오프사이드 상황에서 골을 터뜨린 것을 제외하고 슈팅 0회를 기록했다. 윙어의 수비 가담을 요구하는 조세 무리뉴 감독 전술 밑에서 토트넘 최고의 공격수가 방패를 든 셈이다.

대신 공격은 오른쪽 측면 수비수 서지 오리에가 나서고 있다. 오버래핑으로 상대 진영 깊숙이 침투해 크로스를 올리며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공격수는 수비를, 수비수는 공격을 펼치는 주객전도의 전술이다.

물론 이 같은 비대칭 전술이 팀에게 좋은 영향과 결과를 미친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이 수비 가담을 펼친 토트넘의 방패는 3실점을, 오리에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한 토트넘의 창은 1득점을 기록했다. 그 1득점마저도 후반 막판 공격에 가담한 손흥민의 발 끝에서 나왔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달 2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마친 후 "해리 케인과 손흥민, 무사 시소코가 돌아와 90분을 뛰어 정말 행복하다"면서 "이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나는 이 친구들이 있어야 행복할 수 있다"며 손흥민의 복귀를 반겼다.

그러나 공격수 손흥민은 무리뉴 감독의 전술 아래 아직 복귀하지 못했다. 손흥민이 언제쯤 다시 한번 호쾌한 슈팅을 터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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