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반환점을 돌았다. 스타 파워나 이슈성은 크지 않았지만, 내실을 다지며 재도약을 꾀한 부산국제영화제다.

지난 3일 개막한 부산국제영화제는 "글로벌한 영화제로 재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총 85개국 303편의 영화가 초청됐고, 이 중에서도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는 장편만 무려 97편에 달했다. 이는 부산국제영화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과시하는 방증이다.

하지만 실제 시민들의 느끼는 온도 차이는 달랐다. 영화인들에겐 그동안 많은 내홍을 겪은 부산국제영화제가 비로소 안정화에 돌입한 듯 보여도, 막상 영화제를 체감하는 시민들은 대부분 "옛날 같지 않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기 때문.

부산의 한 택시기사는 "예전만큼 홍보가 안 된 것 같기도 하다. 예전에는 부산영화제를 한다 하면 가로수마다 홍보 팜플렛이 붙어 있었다. 그 기간이 되면 부산영화제 기간인 걸 부산 여기저기서 알 수 있었는데 이번엔 그런 것이 없었다"고 전했다. 일반 시민들을 들썩일만한 스타 파워가 부족했고, 이에 따른 이슈도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실제 한 부산 시민은 "지금이 부국제 기간인 줄도 몰랐다. 예전에는 성룡도 오고 유명한 해외 스타들이 많이 와서 그들을 보려고 찾아가곤 했었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부산을 찾는 유명 해외 게스트들을 두고 부산국제영화제의 꽃이라 부르기도 했다. 다양한 해외 빅 스타들의 참여는 그만큼 글로벌하고 영향력있는 영화제로서의 상징적 의미도 컸다. 또한 전세계 화려한 스타들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고, 해운대의 낭만을 즐기며 관객들과 어울려 소통하는 것은 시민들이 부산국제영화제에 느끼는 자부심이었다. 그러나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스타성보다 내실에 집중한 만큼 대중적 지지도가 높은 해외 스타들의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는 반응이다.

또 시민들이 아쉬움을 표한 부분은 일반 시민들의 접근성이 용이한 해운대 바닷가에 설치된 비프빌리지 무대가 사라진 것이었다. 부산을 찾은 한 관광객은 "영화제 기간이라 해서 바닷가에 있는 무대를 기대했는데 올해는 아예 없다고 하더라"고 했고, 해운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예전만큼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관람 편의성을 높이고 랜드마크 건물인 영화의 전당 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며 각종 영화제 행사를 영화의 전당으로 집약했다. 물론 남포동의 부활은 의미 깊었지만, 다양한 시민들과 관광객이 몰리는 해운대를 다른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고심해 볼만한 일이다.

24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대거 기획하며 영화인들의 관심을 고조시키고 활력을 찾았지만, 여전히 시민들이 느끼는 부산국제영화제는 이처럼 '썰렁'하다. 이는 앞으로도 부산국제영화제가 고심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2일까지 부산 영화의 전당,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CGV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장산),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롯데시네마 대영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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