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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민 / 사진=DB |
지난 1일 방송된 XtvN 예능프로그램 '플레이어'는 Mnet 힙합서바이벌 '쇼미더머니'를 패러디하는 형식으로 꾸며졌다. 멤버들은 심사위원으로 변신해 상황극을 펼쳤고, '고등래퍼' 출신 하선호가 도전자로 등장해 호흡을 맞췄다.
사건의 발달은 이렇다. 하선호의 오디션 랩을 들은 장동민은 합격 목걸이를 들어 올리며 "원해요?"라고 소리치며 물었다. "주세요"라고 답한 하선호에게 장동민은 "저도 전화번호 원해요"라고 답했다. 이에 하선호는 "저 18세인데"라고 말했고, 장동민은 다소 당황한 기색이었다. 현장에 있던 다른 출연진들은 그런 장동민을 향해 비난을 퍼부었지만 장동민은 도리어 하선호에게 "탈락을 드리겠다"고 선언했다.
방송 후 일부 시청자들은 장동민의 발언과 행동을 두고 아무리 콩트여도 도가 지나친 개그였다고 지적했다. 성인이 스무 해가 넘게 차이가 나는 미성년자를 상대로 번호를 요구한 것도 모자라, 자신의 요구를 거절하자 지위를 이용한 '보복성 탈락' 멘트를 개그로 친 건 불편했다는 지적이다.
'플레이어' 제작진의 태도 역시 논란에 불을 지핀 요인이 됐다. 이 같은 상황을 '장난'이라는 단어로 넘기며 '단순 개그'로 치부한 것. 방송 이후 게재된 클립 영상의 제목 또한 '하선호에게 번호 요청? 장동민 철컹철컹 MC 등극'이었다. 질 낮은 농담 따먹기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장동민에겐 이번 논란이 다소 가혹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상황만 두고, 두 사람의 대화만 고려해 볼 때 장동민은 하선호의 나이를 미리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왜 그는 이토록 비난의 화살을 맞는 것이며, 왜 조그만 실수에도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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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민 하선호 / 사진=XtvN 플레이어 |
결국 전력 탓이다. 장동민의 발언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의 논란사를 되짚는 것 자체가 피로할 정도로 출연하는 프로그램마다 부적절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2015년 인터넷 라디오 팟캐스트가 대표적이다. 당시 '옹달샘과 꿈꾸는 라디오'에서 장동민은 "시X", "X 같은 X", "이 X" 등의 욕설을 수도 없이 내뱉었다. 팟캐스트가 개방적인 플랫폼임을 감안해도, 반복적은 욕설은 듣기 거북했다. 이러한 전력이 그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성차별 논란에도 자유롭지 않다. "여자들은 멍청해서 머리가 남자한테 안 된다", "창녀야", "참을 수 없는 건 처녀가 아닌 여자"라는 등의 여성 비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러한 발언은 앞뒤 상황을 고려할 필요도 없이 그 자체로 문제적이고 반사회적이다. 시대착오적 발언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편부모 가정을 비하하는 논란도 그의 '막말' 이미지를 가중시켰다. 2016년 tvN 예능 '코미디 빅리그'에서 편부모 가정의 자녀에게 다소 상처를 줄 수 있는 개그를 선보여 논란이 된 것. 이로 인해 장동민은 프로그램에서 하차해야 했다.
논란 때 마다 장동민은 "불쾌하셨던 분들에게 사과드린다. 이제는 변화된 모습을 보이겠다"며 고개를 수그렸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개선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최근 열린 Xtvn 예능 '씬의 퀴즈' 제작발표회에서는 다수의 취재진 앞에서 동료에게 욕설을 뱉어 논란을 샀다.
지속적인 부적절한 언행은 제작진이 그에게 센 수위의 발언을 요구하는 환경적 문제도 있겠지만, 이도 이제는 핑계에 불과하다. 십여 년이 훌쩍 넘는 연차의 방송인에 아직도 매 발언 논란을 산다는 것은 수위 조절 능력이 그만큼 부족하다는 것을 말한다.
개그일 뿐인데 예민한 반응이라는 반론도 있다. 예능인 데다 콩트라는 구조상 어쩔 수 없는 설정이라는 입장이다. 이 말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장동민을 둘러싼 여론의 토대가 매우 부정적인 현실을 고려하는 게 더 중요하다. 장동민이 시청자와 지속적으로 소통 가능한 방송인이 되려면 이제는 적당한 수위에 신경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 높, 낮이를 조절하는 건 온전히 장동민의 몫이다. 또 이를 해내는 것이 능력을 증명하는 길이다.
[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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