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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미더머니8 / 사진=Mnet 제공 |
7월 26일 Mnet 예능프로그램 '쇼미더머니8'이 첫 포문을 열었다. 제작진은 기존의 지속된 공정성 논란을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기존의 4팀 체제가 아닌 두 개의 크루 경합을 예고했다.
앞서 엠넷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공정성 문제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무대 위 실력이 아닌 단순 인기투표를 진행하거나 프로듀서와 참가자간의 개인적인 갈등을 프로그램 안까지 끌고 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총연출을 맡은 최효진 PD는 '쇼미더머니8' 제작발표회 당시 기존 시리즈에서 꾸준히 제기된 문제들을 짚었다. 그는 "사실 많은 분들의 우려를 알고 있다. 예전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최대한 신중하고 공정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작진은 새로운 경쟁 제도를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인 발굴보다는 래퍼들의 친목을 우선시해 시청자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심지어 프로듀서와 같은 소속사 출신의 래퍼들이 다수 참가하며 '인맥 힙합' 논란을 야기했다.
"최대한 신중하고 공정할 것"이라는 제작진의 말과 달리 '쇼미더머니8'는 어느 순간부터 실력파 신인 래퍼의 발굴보다 인맥과 친분이 뒤덮인 이들의 화합의 장으로 변질됐다. 특히 기존 시즌에 꾸준히 참가하며 이름을 알린 영비, 이케이(EK), 펀치넬로가 등장하자 프로듀서들은 눈에 띄게 반가운 기색을 취했다. 심지어 이들의 심사를 듣기 위해 다른 참가자들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함께 예선장에서 심사를 기다리던 다른 참가자들은 멀뚱히 자리를 지켜야 했다. 또한 제작진 역시 이들의 이름을 호명하며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연거푸 강조했다. 결국 대기실에서 조차 이들과 다른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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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미더머니8 / 사진=Mnet 쇼미더머니8 |
특히 영비를 향해 모든 서사가 집중됐다. 앞서 영비가 프로듀서 스윙스, 기리보이, 키드밀리와 같은 소속사 인디고뮤직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는 마치 낙점된 우승자와 같은 대우를 받았다. 또한 영비 역시 우승에 대한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에 더해 그는 자신과 함께 절반 탈락 심사 무대에 올랐던 무명 래퍼 샤크라마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며 인성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영비는 샤크라마에게 "같이 무대를 꾸미자"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그는 무대 퍼포먼스를 상의하는 과정에서 샤크라마에게 "됐다. 필요 없다"며 그의 모든 의견을 묵살했다. 당시 이들은 함께 호흡을 맞춰 무대를 준비해야 하는 파트너였다. 하지만 영비는 막상 무대에 오르자 마치 1:1 디스 배틀처럼 샤크라마를 향해 공격적인 래핑을 쏟아냈다. 그러나 그의 행동을 지적하는 프로듀서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디스 배틀 같았다" "영비가 X발랐다" 등의 말로 그의 무대를 극찬했다.
이로 인해 해당 장면은 영비의 인성 논란과 함께 '인맥 힙합'이라는 비난에 휩싸이기 충분했다. 이들의 무대에서 무명 래퍼 샤크라마는 잊힌 지 오래였다. 결국 그는 무대 한편에서 영비의 들러리로 전락했다.
이후 샤크라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민 끝에 나간 '쇼미8'인데 가서 보니 친목 현장이었다. 수장(스윙스)부터 문제였다. 한쪽에서 판단하는 모습이 기분 나빴다"고 울분을 토해냈다.
또한 다른 참가자 로-볼프(ro-volf)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참가자들이 인터뷰할 때 10명 이상이 나를 우승후보로 얘기했다. 그럴 때마다 제작진이 잠시 '컷'하고 나 대신 양홍원(영비)을 얘기하라고 강요한 적도 많았다"고 이들의 '인맥 힙합'과 '영비의 우승 도전기' 행태를 비판했다.
그의 발언으로 제작진이 이들의 '인맥 힙합'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됐다. 이미 여러 차례 진행된 서바이벌 프로그램 과정에서 조작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엠넷을 향한 시청자들의 신뢰는 곤두박질쳤다. '아이돌학교' '프로듀스 101' 시리즈 등이 투표 조작 의혹을 받는 마당에 '쇼미더머니'라고 온전할 수는 없다는 것이 시청자들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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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미더머니8 / 사진=Mnet 쇼미더머니8 |
그러나 프로듀서를 둘러싼 '인맥 힙합' 논란은 영비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예정에 없던 패자부활전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과 같은 소속사 혹은 크루 팀원들이 특혜를 받았다.
탈락자들이 대거 발생한 일대일 지목 배틀에서는 김승민, 릴타치, 펀치넬로 등이 기회를 잃었다. 그러나 매드클라운은 "팀 전력에 안타까운 손실이 있었다"며 제작진에게 갑작스러운 패자부활전을 요청했다. 이에 세 사람은 다시 합격자의 위치에 올랐다. 이와 반대로 기존 합격자였던 머쉬베놈, 안병웅, 야누, 에이체스 등의 신인 또는 무명의 래퍼들이 대거 탈락했다.
다시 합격자가 된 김승민은 기리보이의 크루 우주비행 소속이다. 또한 릴타치 역시 스윙스가 이끄는 레이블 위더플러그 소속이다. 펀치넬로는 밀릭과 크루 클럽 에스키모 소속이다. 모두 각자 친분이 있는 래퍼를 다시 합격자 명단에 올리며 '인맥 힙합'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나 스윙스는 이러한 지적들에 대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합격, 불합격을 줄 만한 이유가 있었다. 절대 '인맥 힙합'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특히 '쇼미더머니' 시리즈는 무명 혹은 신인 래퍼들의 등용문으로 통해왔다. 또한 중고 래퍼들의 재조명으로 많은 랩스타들을 발굴해왔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서는 친분과 소속 레이블, 명성만이 남게 됐고, 이미 유명세를 얻은 래퍼들의 화합과 친목의 장으로 변질됐다. 그동안 해당 프로그램이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만큼 목적을 잃어버린 이들의 모습이 진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현재 '쇼미더머니8'은 파이널 무대까지 단 1회 만을 남겨놓고 있다. 그러나 어느샌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어차피 우승은 영비'라는 자조적인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모두가 공평한 조건에서 진행돼야 하는 서바이벌프로그램인 만큼 공정성이 우선시 돼야 한다. '쇼미더머니' 시리즈가 계속 이런 문제점을 안고 간다면 힙합신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죽이게 되는 것임을 꿰뚫어 볼 필요가 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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