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최근 연예계에 스타들의 부모 관련 사기 혐의 등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가수 겸 배우 비(정지훈)의 부모가 채무 불이행 의혹을 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30년 비 부모에게 2300만 원을 빌려줬지만 아직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이가 등장했다. 글쓴이의 부모는 1988년부터 서울 용문시장에서 쌀 가게를 운영했고, 당시 떡 가게 주인이던 비의 부모가 쌀 1500만원어치를 빚졌으며 현금 800만 원도 빌려갔으나 생활고를 토로하며 채무 이행을 여러 차례 미뤘다. 이후 비의 가족은 잠적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비 소속사 레인컴퍼니 측은 상황을 인지했고 본인에 확인되는 대로 공식입장을 밝히겠단 뜻을 전했다.

이에 비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빚투'(미투 운동을 빚대 표현한 단어) 운동이라고 불릴만큼 스타의 가족 관련 각종 의혹들이 불거지고 있다. 시발점은 래퍼 마이크로닷-산체스로 이들의 부모는 과거 동네 사람들로부터 억대 돈을 빌린 뒤 잠적해 사기 의혹이 불거졌다. 마이크로닷은 이같은 반응에 사실무근이라며 분개했으나, 속속들이 등장하는 누리꾼들의 증언과 큰 아버지의 증언 등으로 인해 결국 소속사를 통해 사과했다. 하지만 이미 그에 대한 대중의 신뢰와 호감도는 실추됐다. 특히 부모의 일로 몰랐다고 했으나 일부 피해자라 주장하는 이들에 따르면 마이크로닷도 이를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마이크로닷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파생됐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아이콘의 비아이 또한 데뷔 전 아버지 김정주 전 승화프리텍 대표가 주식시장에 지분정보를 허위보고해 투자금을 유치하고 회삿돈 24억원을 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실이 다시금 불거져 뭇매를 맞았다. 이와 관련해 YG 측이나 비아이는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이가운데 래퍼 도끼 또한 도끼 모친이 20년 전 중학교 동창에 1천여만 원을 빌린 뒤 잠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물론 도끼는 자신이 직접 억울함을 해명하고자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으로 입장을 전달했다. 도끼는 부모와 함께 등장해 잠적은 사실이 아니며 당시 파산신청을 했는데 피해자가 공탁금을 찾아간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천 만원을 두고 "한 달 밥값"이라고 운운하는 도끼 특유의 말투는 누리꾼들의 심기를 거슬렸다. 도끼의 '스웨그'라고 보기에는, IMF 시절 천 만원의 화폐 가치는 엄청난 것임에도 현재 자신의 부를 자랑하며 상대를 무시하는 듯한 뉘앙스를 주는 것으로 아쉬운 해명이었다는 평이다.

비는 아직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이기에 해당 글의 사실 여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사실이라면, 비는 현명한 대책을 내리고 응대하길 누리꾼들 또한 바라고 있다. 실제 비는 지독한 가난을 겪고 자수성가한 스타로 알려진 인물이다. 특히 단 돈 백원도 없을만큼 가난했던 어린 시절, 당뇨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의 인슐린 살 돈이 없어 끝내 어머니를 잃은 사연부터 고등학교 때 학교를 간다며 새벽에 공사판에 가서 막노동을 하고, 아버지는 돈을 벌기 위해 해외로 나가는 등 끔찍한 생활고를 겪은 사실은 익히 알려진 얘기다. 비는 포기하고 싶은 순간마다 이를 악물고 독기와 오기로 노력했고, 결국 인생 역전 자수성가 스타의 대표적인 인물로 자리했던 것이다.

그렇기에 월드스타이자, 성공한 프로듀서이자, 가수부터 연기까지 완벽한 만능 엔터테이너이자, 오랜 연애 끝에 결혼한 아내 김태희와 2세를 낳고 인생의 황금기를 보내고 있는 비에게 뒤늦게 불어닥친 이번 의혹이 유독 안타깝다.

물론 법적으로 부모의 불이행 채무를 자식이 변제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비 또한 극심한 가난과 고통을 겪었던 인물인만큼 힘든 생활고로 부득이하게 돈을 갚을 수 없었던 부모의 명예를 이제나마 회복하고, 피해자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현명한 대책을 내주길 대중 또한 바라고 있다.




한예지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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