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은애 기자]'옹녀뎐'에서 조선 팔도 최고의 음녀 옹녀랬다. 그것도 어떤 남자든 하룻밤만 함께 하고 나면 그 남자를 성 불구자로 만들어버린단다.

한채유를 만나기전까지 그렸던 옹녀의 모습은 그가 손수 여행트렁크를 질질 끌고 오는 것에서부터 어그러졌다. 인터뷰가 끝난 뒤 할아버지 댁에 간다고 설레어하는 소녀의 모습이었다.

한채유는 생각했던 것보다 해맑았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순수했다. 도도하고 새침한 말투가 아닌 느릿느릿 말투로 수줍게 웃어 보이는 모습까지 상상 속의 옹녀는 그렇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의 꿈을 얘기할 때 반짝반짝 눈을 빛내는 배우 한채유만이 남았다.



-마냥 섹시할 거란 생각이 있었는데 실제로 보니 풋풋한 여대생 같아요.

=다들 그런 말씀 많이 하세요. 어린데 큰 선택했다면서.(웃음) 감독님도 저를 처음 보셨을 때는 캐스팅하기에 너무 어리다고 하시지 않으셨어요. 하지만 제가 개성 있게 생겼다며 결국 캐스팅하셨죠.

-'옹녀뎐'은 어떤 영화인가요?

=예전부터 변강쇠를 다룬 영화는 많았잖아요. 이제 여성들이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있는 시대니까 거기에 맞춰 옹녀에 초점을 맞춘 거죠. 옹녀가 팔자가 세다보니까 사랑하는 사람도 만나지 못하고 외롭게 지내다 비슷한 처지의 변강쇠랑 만나게 되는 이야기에요.

-외로운 캐릭터네요. 원래 성격과 비슷한가요?

=실제로는 방방 뛰고 외로움이 전혀 없어요. 그래서 힘들었죠. 옹녀는 한이 많고 차분한 톤인데 저는 딱 반대에요.

-정사신도 힘들었을 것 같아요.

=막상 많이 부담스럽긴 했어요. 배우 준비할 때부터 '배우들은 그런 노출씬에 있어서 부담을 가지면 안 된다, 연기의 하나다'라는 생각이 있었는데도 말이죠. 찍기 직전에도 상대배우와 어색함이 있었어요. 하지만 찍고 나서 후련했습니다. 정사신이 한번 있는 것이 아니라 몇 번하다보니 나중에는 훨씬 수월해지더라고요.(웃음)



-'옹녀뎐'의 노출연기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면 어떡하죠?

='옹녀뎐'은 노출에 포인트를 줄려고 한 거니까 노출에 관심이 되는 거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꼬리표도 전혀 걱정이 되지 않습니다. 제가 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이미 신인시절 노출연기를 하신 선배님들도 지금은 전혀 그런 이미지 없이 다양한 역할을 하고 계시지 않나요.

-'옹녀뎐'에 대한 주변반응은 어땠어요?

=아버지께 제가 영화 찍는다고 말씀드렸더니 어떤 영화냐고 물어보셨어요. 집안이 보수적이라 일단은 섹시코미디사극이라고만 답을 드렸어요. 촬영장에 아버지가 오신적도 있으셨어요. 다행히 제가 촬영 쉬는 날이었죠. 영화에 대해 자세히는 모르고 계세요. 만약 알게 되시면 그래도 이해해주시지 않을까요. 친구들은 연기하는 애들이 많아서 '배우는 그런 거 신경 쓰지마. 하고 싶어 하는 애들, 데뷔 못하는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라며 저를 응원해줬죠.

-'옹녀뎐'이 데뷔작인데 만족하나요?

=감독님께 미안함이 있어요. 더 열심히 많은 준비를 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들죠. 캐스팅된 후 바로 촬영에 들어가서 제대로 영화에 대한 분석을 못했어요. 다이어트도 못했고. 솔직히 하루하루가 힘들었습니다. 표현하고 싶은 게 있는데 안 나왔거든요. 견디기 힘들었는데 같이 연기하는 선배님들이 제게 격려해주시고 도움이 돼주셨어요. 촬영하기 전, 중간에 쉬는 시간, 끝나고 나서까지 해준 조언들이 하나하나 다 생각이 많이 나요. 많은 경험이 됐고 깨달음을 얻었죠.

-'옹녀뎐'을 볼 때 어디에 특별히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어요?

=제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끝부분이 마음에 들어요. 옹녀가 변강쇠를 만나서 제짝을 찾은 기쁨이 표현됐죠. 그리고 저를 비롯한 모든 배우 분들이 열심히 하셨어요. 감동이었어요. 보시는 분들이 단역 분들까지 관심을 가져주셨음 좋겠습니다. 또 제 몸매도요. 어린 나이의 탱탱함이라고 할까.(웃음)

-앞으로의 꿈이 뭔가요?

=배우가 최종 목표에요. 악역, 스릴러, 범죄자 역할도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어요. 사실 전 욕심이 많아요. 감독도 하고 싶죠. 나중에 진짜 제 꿈은 불우이웃들을 위한 무료 연극, 영화를 만드는 거예요. 가슴 따뜻한 이야기로 꿈과 희망을 전달해드리고 싶습니다.




김은애 기자 misskim321@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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