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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넬리 코다 |
하지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다르다. 한국 선수들이 KLPGA 투어를 꽉 휘어잡고 있다. 한국 여자골프의 힘과 저변이 널리 알려지면서 LPGA 투어와 JLPGA 투어, 유럽 투어에서 활약 중인 외국 선수들이 한국 대회에 출전하는 일이 늘고 있지만, 대부분 빈손으로 한국을 떠나야 했다. 가장 최근의 외국인 선수 우승은 2015년 한화금융 클래식 우승을 차지한 노무라 하루(일본)로, 무려 4년 전이다.
1일 막을 내린 한화 클래식 2019에서도 마찬가지였다. LPGA 투어 통산 2승을 기록 중인 넬리 코다(미국)는 스폰서 대회를 출전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첫날 이븐파로 경기감각을 가다듬은 코다는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서 각각 4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로 도약했다. 4년 만의 외국인 선수 우승자 탄생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그러나 코다는 최종 라운드에서 허무하게 무너졌다. 버디 2개를 잡았지만, 보기 4개와 더블보기 1개를 기록하며 4타를 잃었다.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에 그친 코다는 공동 2위로 내려앉은 채 대회를 마쳤다. 반면 코다보다 6타 나 뒤진 채 최종 라운드에 들어섰던 박채윤이 5언더파 283타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금까지 KLPGA 투어에서 우승을 기록한 외국인 선수는 총 10명이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로 범위를 좁혀보면 2001년 현대증권 여자오픈에서 샬로타 소렌스탐(스웨덴), 2005년 X캔버스 여자오픈에서 줄리 잉스터(미국), 2013년 스윙잉 스커츠 월드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리디아 고(뉴질랜드), 2015년 한화금융 클래식의 노무라까지 단 4명에 불과하다. 올해만 3명의 외국 국적 선수가 우승을 차지한 KPGA 코리안투어와는 큰 차이가 있다.
왜 유독 KLPGA 투어에서는 외국인 선수 우승자를 보기 힘들까. 가장 큰 원인은 역시 한국 선수들의 실력이다. 기량에서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데다, 선수층까지 두텁다. 예전보다 K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하는 외국 선수들이나 외국 개최 대회가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대회에서는 두각을 나타내기 힘들다.
적응과 환경 문제도 있다. 국내에서 이동하는 한국 선수들과는 달리, 외국 선수들은 오랜 비행과 시차 적응이라는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코스 난이도 역시 만만치 않다. 코다는 "한국 선수들이 이 어려운 코스에서 잘하는 것을 보면 놀랍다"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안방 잔칫상은 놓치지 않고, 도리어 남의 잔치에서는 주인공이 되고 있다. 한국 여자골프의 저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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