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PD 수첩' 버닝썬 최초 제보자 김상교 씨의 성추행 혐의 전말이 드러났다. 2일 밤 방송된 MBC 'PD 수첩'에서는 '버닝썬: 우리가 놓친 이야기'로 꾸며져, 2019년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버닝썬 사건의 수사과정이 심층적으로 보도됐다. 이날 버닝썬 사건 최초 제보자 김상교 씨는 2018년 11월 24일 신고 약 한 달 뒤 A와 B씨로부터 강제추행 혐의로 신고당했다. A씨는 김상교 씨가 폭행을 당하던 그날, 자신의 허리 등 신체부위를 만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상교 씨는 "제가 쭈구리고 앉아있는데 바로 옆칸이 저희의 촬영팀 동료들이 잡은 테이블이었다. (제 앞 여성이) 팔을 앞뒤로 흔드니까 얼굴에 팔이 닿는다. 영상을 보면 저보다 먼저"라며 "그냥 무의식적으로 나한테 부딪힌 사람 막으려고 한 게 전부다. '닿지 마세요' 이런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A씨는 당시 김상교 씨가 귀가를 위해 출입문으로 나가던 상황에서 자신의 허리를 양손으로 안듯이 만졌다고 진술했다. 김상교 씨는 "나가는 길이 DJ 부스를 지나야 했다. 그게 열려있던 유일한 통로였다. 그래서 저는 거기로 나가는 중이었다"며 "남자가 먼저 제 길을 막았고, 저는 (그 남자가) 여자한테 손을 뻗으면서 막는 것 같았다. 그게 기분 나빠서 제가 '뭐야?'라고 했다"고 말했다. 해당 CCTV 영상에 대해 법영상분석연구소 황민구 소장은 "고개를 돌렸을 때 다행히도 이 중간 사이에 사람이 없어서 허리가 보인다. 피해자의 허리하고 약간 우측 옆구리 정도"라며 "이 부분에는 사람의 손이라고 볼 수 있는 피사체는 식별되지 않는다. 일부 닿을 수는 있겠으나 감싸 안을 정도의 신체 접촉은 없던 걸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1> 김상교 씨를 폭행했던 버닝썬 영업이사 장 씨의 진술서엔 최초 진술 당시 성추행 관련 내용이 언급되지 않았으나, 3차 진술서에 성추행 장면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CCTV 속 장 씨는 김상교 씨와 A씨의 주변에 있었으면서도, 두 사람을 등지고 있는 상태였다. 또 다른 성추행 고소인 B씨도 나타났다. B씨는 버닝썬에서 중국인 영업을 담당했으며 장 씨와 친분이 있는 사이였다. B씨는 장 씨의 이야기를 듣고 고소를 결정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버닝썬 관련 수사는 마약 사태로 번졌다. 이로 인해 B씨가 마약 혐의로 수사 대상이 되자 새로운 피해자 C씨가 등장했다. C씨는 사건 당일엔 성추행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으나, 뒤늦게 고소를 결정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공교롭게도 B, C씨 모두 장 씨의 지인이다. 또한 장 씨가 지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진술을 부탁한 정황도 포착됐다. 첫 번째 신고자 A씨도 버닝썬 대표와는 오랜 친분이 있었다. 이에 대해 A씨 지인은 "(버닝썬 관계자들과) 친분이 있는 걸로 안다. 그분 하고 다른 운영진들도 몇 명 있지 않냐. 그렇게 친분이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2018년 11월 24일 시작된 성추행 진실공방은 2019년 4월까지 이어졌다. 김상교 씨 담당 이동찬 변호사는 "19년 4월, 이 시점까지도 계속 CCTV를 보면서 분석했다. 과연 이럴 일일까요?"라며 "폭행당해서 신고해서 접수된 사건을 조사하는 경찰이 폭행 피해자한테 '무슨 혐의가 없을까' 몇 달에 걸쳐서 이렇게 CCTV를 세밀하게 정밀 분석했다고 나온다. 정밀 분석하면서까지 '얘가 뭐 더 잘못한 게 있지 않을까' 한다. 저는 이런 경우를 진짜 처음 봤다"고 혀를 내둘렀다. 결국 해당 사태는 올해 5월까지 이어졌다. 대법원까지 간 결과 두 건의 혐의엔 무죄가 선고됐으나, 최초 고소인 A씨 사건은 유죄가 인정됐다. 물병 접촉 장면, 폭행 직전 장면 등이 증거가 됐다. 이에 대해 김상교 씨는 "정신 나갈 것 같다. 얘기하는데. 정말 지옥 같다. 그냥 진짜 힘들다. 힘들고, 진짜 그런 걸 겪으면 안 되는 삶을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진짜 죽고 싶을 만큼 힘들다. 진짜. 지옥문 앞에 매일 서 있는 것 같다. 그때부터 지금까지"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