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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타카유키 니시가야 감독, 송의영 |
한국에서 싱가포르로 귀화한 송의영(페르세바야 수라바야)이 싱가포르 대표팀 소속으로 한국 대표팀을 상대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싱가포르를 상대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1차전을 치른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은 싱가포르전에서 첫 단추를 잘 꿰고 기분 좋게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는 각오다.
한국의 월드컵 예선 첫 상대인 싱가포르는 FIFA 랭킹 155위로 한국(24위)보다 131계단이나 아래에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크게 차이가 난다. 그러나 방심할 수는 없다. 한국은 과거 월드컵 예선에서 한 수 아래의 상대들을 맞아 예상 밖의 고전을 펼친 기억이 많다. 자칫 긴장을 놓는다면 의외의 일격을 허용할 수도 있다.
특히 한국에서 싱가포르로 귀화한 송의영이 눈에 띈다. 송의영은 2012년 싱가포르 리그 홈 유나이티드(현 라이언시티)에 입단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성공적으로 싱가포르 무대에 안착했다. 올해에는 태국 리그로 이적했으며, 현재는 페르세바야 수라바야에서 소속이다. 지난 2021년에는 싱가포르로 귀화했으며, 이후 싱가포르 대표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송의영은 경기를 하루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아시아에서 가장 강한 한국을 상대하기 때문에 나도, 선수들도 긴장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원정을 왔기 때문에 긴장하고 주눅들 수 있는데, 준비한대로 경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국전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송의영은 싱가포르 대표팀에서 한국 축구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선수다. 그는 "(ACL 등에서) 한국 선수들과 경기를 해 본 경험이 있다. 그런 부분이 경기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의영은 또 "선수들이 내게 (한국 축구에 대해) 많이 물어본다. 나도 영상을 공유하며 키플레이어가 누구이고,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보여줬다"면서 "기술적, 피지컬적으로 뛰어나서 그 부분에서 잘 준비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나눴다. 듣는 것과 경험하는 것은 차이가 크기 때문에 전반전에 어떻게 빨리 대응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타국 대표팀 소속으로 한국 축구의 성지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서게 된 감회도 밝혔다. 송의영은 "축구를 시작할 때부터 꿈꾸던 무대였다. 상암에서 뛴다고 했을 때 설렜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많은 한국 유소년 선수들이 나처럼 그런 꿈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원정팀 자격으로 왔지만 상암에서 한국 팬들 앞에서 경기를 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의영뿐만 아니라 송의영의 가족들도 송의영이 싱가포르 대표팀으로 한국을 상대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송의영은 "괌과 플레이오프를 할 때부터 가족들은 꼭 '이겨서 한국에 오라'고 부담감을 주셨었다. 나도 한국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뛸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귀화하고 나서도 상상도 하지 못했다"면서 "경기에 뛰게 돼서 감사한 마음이 크고, 한국 팬들 앞에서 좋은 경쟁력 있는 선수와 팀으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귀화 선수로 싱가포르를 대표하고 있는 것에 대한 소감도 전했다. 송의영은 "한 나라의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첫 경기를 뛸 때는 긴장을 많이 했고 싱가포르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 숙제였다"면서 "지금은 많은 경기를 뛰고 나서 편해 진 것은 사실이다. 팀 메이트, 감독님과 가까이 지내며 한 팀으로서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주부터 날씨가 추워지면서, 싱가포르 선수들은 익숙지 않은 환경에서 한국을 상대하게 됐다. 오랜만에 한국에 온 송의영도 추운 날씨가 익숙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송의영은 "처음에 팀과 한국에 들어왔을 때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고 들었다. 체감할 때 굉장히 춥게 느껴졌다. 다음날 훈련을 하는데 팀원들은 몸을 못 움직이겠다고 할 정도로 추위에 어려워했다"면서 "그래도 다음날 날씨가 좀 풀려서 첫날보다는 낫다. 몸이 부드럽게 움직여진다고 했다. 나도 이 날씨에 공을 찬 기억이 오래돼서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던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송의영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싱가포르의 타카유키 니시가야 감독은 "싱가포르 대표팀을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 영광스러운 자리라고 생각한다.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내일 경기를 위해 100%를 쏟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일본인 지도자인 타카유키 감독은 "일본에서 자라며 축구를 배웠기 때문에 당연히 일본의 축구 DNA는 있다"면서도 "감독으로서는 싱가포르 선수들의 성향을 먼저 파악하고 그것을 통해 선수들의 능력치를 끌어 올릴 수 있는 방법과 전술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한국 축구에 대한 경계심도 드러냈다. 타카유키 감독은 "높은 수준에서 플레이하는 한국 선수들이 많다 보니 경험적인 부분에서 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것 때문에 내일 경기가 굉장히 어려울 것 같다"면서 "싱가포르는 원팀으로 플레이하고 역량을 100% 발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숙제"라고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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