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튀니지를 꺾고 2연승을 달렸다.

클린스만호는 13일 오후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10월 A매치 평가전에서 튀니지를 4-0으로 제압했다.

이번 경기 마지막 평가전이다. 11월부터 대표팀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지역 예선을 소화한다. 내년 1월에는 카타르에서 열리는 2023 아시안컵에 나선다.

지난 9월 A매치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6경기 만에 부임 후 첫 승을 기록한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튀니지, 베트남전에서 최근 이어지고 있는 잦은 외유로 인한 비판을 ��어내야 하는 입장이다.

이번 튀니지를 상대로 침묵했던 전반을 뒤로 하고 후반전 연이은 득점포로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주장' 손흥민이 부상 관리 차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가운데 '막내형' 이강인이 우측면을 휘저으며 튀니지를 무너트리고 2골 1도움 맹활약을 펼쳤다. 여기에 김민재가 세 번째 득점을 터트렸고, 후반 추가시간에는 황의조가 승부의 쐐기를 더했다.

대표팀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조규성, 황희찬-이강인-이재성, 홍현석-박용우, 이기제-김민재-정승현-설영우, 김승규가 선발 출전한다.

튀니지는 3-4-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엘리아스 아초우리-유세프 음사크니-한니발 메지브리, 알리 마알울-엘리에스 스키리-아이사 라이두니-와이디 케흐리다, 알리 압디-몬타사르 탈비-야신 메리아, 아이멘 다흐멘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명단에 변화가 생겼다. 기존 선발이었던 황인범이 워밍업 도중 왼쪽 내전근쪽 불편함을 느껴 홍현석이 박용우와 3선을 책임지게 됐다.

경기 킥오프를 앞두고는 최근 세상을 떠난 故 박종환 감독을 추모하는 묵념이 진행됐다. 박종환 감독은 1983년 멕시코 세계 20세 이하 청소년 선수권대회 4강, 일화팀의 1993-1995년 K리그 3연패, 1995년 아시아 챔피언십 등 한국 축구계 수많은 업적을 이룬 인물이다. 특히 20세 이하 청소년 선수권대회에서는 상하의 붉은 유니폼을 입고 있어 해외 매체들로 부터 '붉은악마'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경기 초반 한국은 튀니지와 팽팽하게 맞섰다. 높은 라인을 유지하면서 촘촘한 수비 대형을 앞세웠다. 튀니지가 쉽게 공격을 펼치지 못하게 전방부터 압박을 가했다.

공격은 다소 아쉬웠다. 전반 중반으로 넘어가며 분위기를 잡아갔지만 골망을 흔들지는 못했다. 황희찬은 주로 좌측면을 공략, 이강인, 이재성은 자유롭게 위치를 바꿔가며 우측과 중앙을 책임졌다.

첫 포문을 연 쪽은 한국이었다. 전반 21분 앞서 한 차례 공격이 끊긴 뒤 전방 압박을 통해 볼을 뺏어낸 뒤 조규성이 박스 앞쪽에서 오른발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빗나갔다. 2분 뒤에는 우측면에서 이강인, 박용우를 거쳐 공격에 가담한 이기제가 먼 위치에서 왼발로 골문을 공략했지만 위력이 약했다.

위기도 있었다. 좀처럼 공격을 펼치치 못했던 튀니지는 전반 38분 우측면 메지브리, 스키리를 거쳐 라이두니가 박스 앞쪽에서 감아차는 슈팅으로 득점을 노렸으나 빗나갔다.

후반전 초반 튀니지의 역습에 흔들렸다. 후반 1분 라이두니의 전환 패스를 좌측면 메지브리가 낮은 크로스를 보냈고 아초우리가 마무리 지었으나 골문 위를 지나쳤다.

다시 주도권을 가져온 한국이 침묵을 깨트리고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이강인이 힘을 발휘했다. 후반 8분 박스 앞 우측 부근 프리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이강인이 가까운 쪽 골문으로 감아차는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3분 뒤에는 박스 안 조규성이 패스를 내줬고, 쇄도하던 이강인이 잡은 뒤 침착하게 왼발로 마무리지으며 2-0을 만들었다.

튀니지가 변화를 가져갔다. 후반 20분 얀 발레리, 모하메드 알리 벤 롬드한을 투입했다.

한국이 다시 한번 격차를 벌렸다. 후반 22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강인이 올린 크로스를 김민재가 수비를 따돌리고 헤더로 돌려놓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이 교체카드를 꺼냈다. 황희찬, 조규성을 불러들이고 정우영, 황의조를 투입했다. 튀니지는 후반 28분 함자 라피아, 하이템 주이니가 투입됐다.

승기를 잡아간 클린스만 감독은 후방을 강화했다. 후반 35분 설영우, 홍현석을 빼고 김태환, 이순민을 투입했다.

후반 막판 튀니지가 라인을 높이며 공격에 나섰으나, 한국은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후반 추가시간 1분 뒷공간을 파고든 황의조가 롱패스를 받은 뒤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결국,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고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사우디아라비아전에 이어 연승을 기록하게 됐다.

오늘 17일 클린스만호는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베트남과의 10월 A매치 2차전 일정을 치른다.

[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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