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범 사면에 날치기 발표까지…KFA는 누굴 위한 단체인가 [ST스페셜]

입력2023년 03월 29일(수) 13:49 최종수정2023년 03월 29일(수) 14:20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대한축구협회(KFA)가 축구인 100명에 대해 사면 조치했다. 과거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인원들이 대거 이 명단에 포함돼 있는 가운데 발표 방식 또한 '날치기'여서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KFA는 지난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우루과이이와의 평가전(1-2 한국 패)을 불과 약 2시간 앞둔 오후 6시경 "징계 중인 축구인 100명에 대해 사면 조치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KFA는 "사면 대상자는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고 있는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단체 임원 등"이라며 "대상자 중에는 지난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당시 선수 48명도 포함돼 있다. 협회가 사면 조치를 단행한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14년 만"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 세계에서 승부조작은 절대 용서받지 못할 행위이다. 프로스포츠의 근간을 송두리째 뒤흔들 수 있는 일이기에 일벌백계 해야하며 용서해서도, 용서를 받아서도 안 되는 중범죄다.

때문에 다른 종목을 살펴봐도 승부조작에 있어 자비란 절대 존재하지 않았다. 당장 야구계로 눈을 돌려보면 지난 2012년 당시 LG 트윈스 소속 투수들이었던 박현준과 김성현이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돼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즉각 이들을 제명했으며, 이들은 현재까지 야구계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2016년 또다른 승부조작 사건에 휘말린 이태양(전 NC 다이노스), 유창식(전 한화 이글스) 등도 마찬가지다.

승부조작을 대하는 태도는 프로농구계도 똑같다. 2013년 강동희 전 감독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이 밝혀지자 KBL은 그를 영구제명했다. 이후 2021년 잠시 복귀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KBL은 같은 해 6월 펼쳐진 재정위원회에서 이 안건을 기각하며 "향후에도 이와 같은 사안에 대해 논의를 하지 않겠다"고 뜻을 분명히 했다.

이처럼 다른 종목 모두가 승부조작에 대해 절대 용서를 하지 않는 가운데 KFA는 유일하게 "지난해 달성한 월드컵 본선 10회 연속 진출과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을 자축하고 축구계의 화합과 새 출발을 위해 사면을 건의한 일선 현장의 의견을 반영했다"는 말도 되지 않는 이유로 과거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를 이들을 다시 받아들이기로 했다.

여기에 KFA의 발표 과정 또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들이 발표한 시간 대인 오후 6시경 대다수 언론사의 기자들은 모두 우루과이전 취재를 위해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모여 있었다. 당장 다른 사건의 취재를 맡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이러한 기사를 올린다 하더라도 당장 우루과이전이 끝나면 언론사는 물론 포털 대부분은 경기 관련 기사로 도배된다. 하필 그 시간에 발표한 KFA의 의도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팬들을 상대로 A매치라는 '국내 최고의 빅 이벤트'를 통해 수입을 올리는 KFA. 그러나 KFA는 올바르지 않은 결정으로 팬들의 많은 기대를 매몰차게 배반한 것은 물론, 그들이 축구인들만의 단체라는 것을 입증하게 됐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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