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논란'에 말 아낀 이강철 감독 "개인 소견…발전 위해 말했을 것"

입력2023년 01월 27일(금) 13:20 최종수정2023년 01월 27일(금) 16:06
이강철 감독 / 사진=팽현준 기자
[인천국제공항=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이강철 감독(KT위즈)이 최근 대표팀의 관해 발언했다가 많은 논란에 휩싸인 추신수(SSG랜더스)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이 감독은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으로 출국했다. 29일 출국 예정인 KT 선수단 본진보다 이틀 먼저 떠나는 그는 KT와 WBC 대표팀의 스프링캠프인 키노스포츠콤플렉스의 시설과 훈련 환경을 체크할 예정이다.

이 감독은 2월 1일부터 2월 13일까지 KT 훈련을 지휘한 뒤 14일부터는 WBC 대표팀 훈련에 전념할 계획이다.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최근 논란에 휩싸인 추신수에 대한 질문과 마주했다.

추신수는 지난 19일 미국 한인 라디오 방송 DKNET을 통해 대표팀에 대해 발언했다가 많은 뭇매를 맞고있다.

당시 추신수는 대표팀 세대교체에 대해 "가장 가까운 일본만 봐도 국제대회를 하면 새로운 얼굴들이 많다. 그런데 저희 한국은…"이라며 "김현수(35·LG 트윈스)만 봐도 그렇다. 김현수가 한국을 대표해서 나갈 성적과 실력은 된다. 정말 좋은 선수이긴 하지만 저라면 미래를 봤을 것 같다. 당장의 성적보다도 앞으로를 봤더라면 많은 선수들이 안 가는게 맞고, 새로 뽑히는 선수들이 더 많아야 했다. 언제까지 김광현(35·SSG), 양현종(35·KIA 타이거즈)인가. 일본에서도 '김광현이 또 있다'는 기사가 나오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추신수는 "경험해보니 (한국에) 어리고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다. 그런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많은 팀들이 참가하는 국제대회에 참가하게 되면 느끼는 감정이나 마인드가 어마어마하게 달라진다"며 "예를 들면 문동주(20·한화 이글스)가 제구가 부족하다고 하지만 지금 그만큼 던지는 투수가 없다. 안우진도 마찬가지다. 이런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얼굴을 비쳐 외국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한국야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추신수는 또한 리그 최고의 투수로 발돋움했지만, 과거 학교 폭력 논란으로 대표팀 승선이 불발된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에 대해서도 "(안우진이) 분명히 잘못된 행동을 했고 제3자로서 들리고 것만 보면 굉장히 안타깝다. 어떻게 보면 박찬호 선배님 다음으로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 재능을 가진 선수인데…"라며 "저도 한국에서 야구를 하고 있지만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너무 많다. 한국에서는 용서가 좀 쉽지 않은 것 같다. 어릴 때 (그릇된 행동을) 해서 잘못을 뉘우치고 처벌도 받고 출장 정지도 받고 다 했는데 국제대회를 못 나간다"고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어 그는 "많은 야구 선배들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일찍 태어나고 일찍 야구를 해서 선배가 아니다. 이런 불합리한 상황에 놓인 후배들이 있으면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무도 나서질 않는다. 저는 그게 너무 아쉽다"며 "야구 먼저 하고 먼저 태어났다고 선배, 어른이 아니라 후배들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잘못된 곳에서 운동을 하고 있으면 제대로 바꿀 수 있는 그런 목소리를 내고 뭔가 도움이 되려 해야 하는데 그냥 지켜만 본다. 그게 좀 아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장은 컸다. 안우진의 학교 폭력 피해자들을 생각하지 않은 발언이라고 생각한 야구팬들은 추신수에게 많은 비판을 쏟아냈다. 또한 이들은 추신수가 과거 대표팀 소집 때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은 점도 꼬집었다.

그러나 추신수의 대선배 이 감독은 초연했다. 오히려 후배 추신수를 감쌌다. 표현의 방식이 어떻게 됐든, 한국 야구를 걱정하는 후배의 마음을 존중하는 듯 했다.

이 감독은 이와 관련해 "개인 소견이고 선수마다 생각이 있지 않나"라며 "야구 발전을 위해 얘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자리에서 할 얘기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한편 다음달 14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소집돼 이강철 감독 하에 훈련을 진행하는 WBC 대표팀은 3월 1일 한국으로 귀국한 뒤 3월 3일까지 고척 스카이돔에서 훈련을 진행한다. 이후 3월 4일 결전지인 일본으로 떠나며 3월 6일과 7일에는 교세라 돔에서 각각 오릭스 버팔로스, 한신 타이거즈와 평가전을 가진다.

WBC 1라운드에서 일본을 비롯해 호주, 중국 체코와 함께 B조에 속한 한국은 3월 9일 호주와 첫 경기를 치른 뒤 차례로 일본(10일), 체코(12일), 중국(13일)과 격돌한다. 여기에서 2위 안에 들면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으며 8강전까지 경기 장소는 모두 일본 도쿄돔이다. 이후 4강에 진출하게 되면 미국 마이애미로 이동해 챔피언십 라운드를 치르게 된다.

이 감독은 "전날 자면서 생각이 많았다. 두 달이 벌써 지났다. 처음 대표팀 감독을 맡았을 때는 와닿는 게 없었는데, 애리조나에 가면 많은 실감이 날 것 같다.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며 "일본은 유명한 선수들이 다 나온다. 예선 통과에 초점을 두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이번 WBC는) 정말 좋은 선수들과 함께 한다. 좋은 선수들과 많은 경기를 해서 월드컵 때 열기를 이어가고 싶다. 막중한 책임감과 함께 최선을 다하고 준비 잘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팬들에게 당부한 채 미국으로 떠났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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