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고교 축구감독으로 재직하며 축구부 운영비를 횡령하고 학부모를 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정종선 전 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 회장이 2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1-3부(부장판사 김대현·송혜정·황의동)는 16일 유사강간, 강제추행, 업무상횡령,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전 회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

정 전 회장은 1심에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되어 벌금 300만 원과 추징금 4000만 원 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유사강간·강제추행·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으나 업무상 횡령금 중 1억 원 가량에 대해선 식사 비용과 개인계좌 송금 부분 등이 사적으로 유용됐다고 보고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후원회비는 축구부 교육훈련 용도 특정금원이기 때문에 사용과 정산이 엄격하게 이뤄져야함에도 피고인은 특별레슨, 동계훈련, 간식비, 신입생환영비 등 명목으로 돈을 걷어 개인적으로 1억 원 가량을 횡령했다"면서 "학생들의 경기 출전권을 갖고 대학 입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던 피고인에게 학부모들은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부모들은 오로지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경제적 형편에 상관 없이 어떻게든 후원 회비를 냈는데, 피고인은 그런 학부모들의 신뢰를 저버렸다"면서 "그럼에도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아 사회적 비난 가능성 매우 높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한 재판부는 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해서는 후원회비가 여러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졌기 때문에 성과급 명목으로 800만 원을 5차례에 걸쳐 피고인이 받은 건 '매회 한 사람으로부터 100만 원 초과 금액 수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고, 성범죄와 관련해선 피해자들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아 설득력이 없다고 봤다.

축구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인 정 전 회장은 서울 언남고 축구부 감독 재직 시절 학부모들로부터 퇴직금 적립비 등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기고, 해외구단이 국내에서 선수를 영입할 때 선수를 기른 학교에 지급하는 훈련보상금 일부를 빼돌렸다는 혐의를 받는다. 또한 학부모를 성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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