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한국이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도 빌드업 축구를 구사할 수 있을까.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브라질의 친선경기가 펼쳐졌다. 이날 한국은 브라질의 화력을 감당해내지 못하며 1-5 완패의 쓴맛을 봤다.

강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브라질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강했다. 네이마르, 히샬리송, 가브리엘 제주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등 초호화 공격진은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플레이로 한국 수비를 무너뜨렸다.

그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전방 압박이었다. 한국은 브라질의 전방 압박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며 빌드업 시작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빌드업 축구를 시도하는 한국이 그 시작조차 제대로 해내질 못하니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가 나올 리 없었다. 오히려 빌드업 단계에서 공을 뺏기며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한국 대표팀 부임 이후 계속해서 빌드업 축구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러한 노력은 분명한 성과를 거뒀다. 한국은 월드컵 예선 기간 동안 상대팀들을 압도하며, 어느 때보다 쉽게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획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벤투호가 월드컵 본선에서도 계속해서 빌드업 축구를 밀고 나갈 수 있느냐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우리가 월드컵에서 만나게 될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는 그동안 벤투호가 상대했던 팀들보다 훨씬 더 강한 전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아시아 무대에서는 상대적 강팀인 한국이 빌드업 축구를 구사할 수 있었지만, 세계 무대에서는 약팀에 속하는 한국이 강팀을 상대로도 빌드업 축구를 시도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나왔다. 이번 브라질전은 이러한 우려가 현실이 됐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브라질전 이후에도 빌드업 축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벤투 감독은 "스타일을 바꾸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른 방식으로 플레이하기에는 긴 시간 이런 방식(빌드업 축구) 플레이했기 때문에 수정할 시간 자체가 많지 않다. 우리 스타일로 플레이하면서 실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황의조 역시 비슷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우리의 실수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의 스타일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월드컵에서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는지 배웠다"면서 "우리의 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대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어떻게 빌드업을 할지, 빌드업이 안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발전시켜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앞으로 벤투호는 6일 칠레(대전), 10일 파라과이(수원), 14일 이집트(서울)와 경기를 앞두고 있다. 빌드업 축구를 고수하려면, 브라질전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경기에서 보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브라질전이 카타르 월드컵을 향해 나아가는 벤투호에 '쓴 약'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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