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트레이서'에서는 임시완이 만든 연기의 맛이 담겼다. 자칫 밋밋할 수 있던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최근 임시완은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트레이서'(극본 김현정·연출 이승영) 종영을 맞아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트레이서'는 국세청 내 일명 '쓰레기 하치장'이라 불리는 조세 5국에 굴러온 독한 놈의 물불 안 가리는 활약을 그린 통쾌한 추적 활극이다. 임시완은 극 중 아버지를 죽음에 몰아넣은 범인을 찾기 위해 국세청으로 들어간 동주 역을 연기했다.

먼저 임시완은 '트레이서'를 떠나보내며 "속도 시원하고 후련하다"고 털어놨다. 누구보다 최선을 다했기에 가능한 종영 소감이었다.

"대사량이 이제껏 했던 작품들에 비해 너무 많았어요. 또 대본 내용 자체도 쉽지 않았죠. 작품을 찍는 동안 머리도 정말 많이 쓰고 대본도 지금껏 했던 작품 중 제일 많이 봤어요. 그만큼 시간과 정성을 많이 쏟아부은 작품이에요. 그게 끝나니 긴장이 풀렸는지 아무것도 안 하고 싶더라고요. 그만큼 열정적으로 임했던 작품인 것 같아요."

'트레이서'는 국세청이란 소재를 최초로 다룬 드라마다. 어렵고 생소한 소재를 다룬 만큼 임시완의 고민은 깊어만 갔다고. 그러나 정작 국세청 종사자들을 만나 이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임시완은 "국세청에서 종사하시는 분을 만나 뵙고 생각의 틀이 바뀐 게 있다. 오히려 국세청 직원처럼 보이지 말자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그분을 만나 뵙지 않았다면 '어떻게 국세청 직원들을 비슷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분들의 행동과 말투를 어떻게 따라갈까' 고민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결국 국세청도 사람 사는 곳이더라. 여러 가지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 곳이었다. 하나의 캐릭터에 국한되지 않고 편한 대로 표현해도 될 것 같다는 말을 듣고서 대본을 보고 느껴지는 캐릭터성을 표현해보자 생각했고 비교적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생각의 틀을 깨니 만들어가고 싶은 연기도 생겼다. 임시완은 자신만의 '동주'를 만들어내가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했다.

먼저 임시완에겐 동주란 '완벽한 사람'이었다. 언변도 화려하고 거대한 세력에도 지지 않는 기개와 패기를 지녔던 그가 흠잡을 곳 없어 보였단다. 그러나 임시완은 다시 한번 사고의 발상을 뒤집었다. 그는 "너무 완벽하다 보니 완벽하지 않게 만들어가 보자 생각했다. 그래서 일부러 허점을 보이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탄생한 동주는 완벽하지만 허점이 많아 시청자들의 공감을 모았다. 다만 그 허점을 단점으로 보이지 않게 노력했다. 마냥 깐족거리지만은 않도록 그 적정선을 지키려 한 임시완이다.

그는 "깐족거리는 게 미워 보일 수 있으니 조심스럽기도 했다. 마냥 그렇게만 보이면 매력이 없어 보일 것 같았다. 그래서 깐족거림의 명분에 대해 고민을 했다"며 "국세청 거대한 인물들과 싸움을 하려면 1차원적으로 더 힘을 줘서 유려한 언변에 저도 똑같이 더 화려한 언변을 찾게 된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결국에 그 사람들 싸움에 끼어드는 것밖에 안 된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저는 어린아이처럼 다가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럼 저에 대한 싸움으로 끌고 올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어린아이 싸움에 대꾸를 하는 사람들이 미워 보이지 않냐. 그래서 그런 그 방향성을 생각했다"고 전했다.

어린아이 같은 동주와 갈등한 이는 바로 태준이다. 손현주가 연기한 태준은 중앙지방국세청장을 지내고 있지만 끊임없이 더 높은 권력을 꿈꾸는 인물이다.

손현주가 그려낸 태준은 동주와 정반대의 매력을 뽐낸다. 동주가 임시완의 해석에 따라 새롭게 만들어졌다면, 태준은 대본에 설정된 그대로의 매력을 뽐낸다.

임시완은 손현주에 대해 "저는 작품에 임하면서 저한테 어려운 부분, 황동주 캐릭터에 반한다 싶은 부분은 감독님께 말씀을 많이 드렸다. 방향성을 바꾸면 좋지 않을까, 얘기하며 논의를 했다. 그런데 손현주는 대사를 있는 그대로 다 표현을 하려고 노력하는 거 같았다. 원작의 작품성을 훼손하지 않으려는 정성과 노력이 많이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손현주 본연의 아우라는 가히 대단했다고. 그런 아우라부터 배운 점도 많다. 임시완은 "앞으로 제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를 주신 것 같다. 제 입맛에 맞게, 제 몸에 체화시키는 것만이 답이 아닐 수 있겠다 생각했다. 또 다른 방법을 제시해 주신 것 같다. 그래서 연기를 할 때 그부분에 대해 많이 고민할 듯싶다"고 털어놨다.

연기에는 정답이 없다. 그러나 임시완은 자신의 연기에 확신을 가졌고, 이를 시청자들에게 인정받았다. '트레이서'를 통해 한 발짝 성장한 자신을 확인한 임시완이다.

"사실 제게 황동주를 표현하는 건 모험이었어요. 장난스럽고 깐족스럽게 비춰질 수 있었는데 실제 대본에는 그런 방향성이 아니었기 때문에 모험이었죠. 제가 좀 통통 튀게 그린다 해도 웃어른들께 되바라지게 행동하는 게 자칫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그런 신을 재밌다고 반응해 주실 때마다 그래도 제 선택이 틀리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카타르시스, 안도감을 느꼈던 '트레이서'예요."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