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도핑 논란에도 불구,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해 1위를 차지한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가 17일 프리스케이팅 성적을 합산해 금메달을 따더라도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을 전망이다.

마크 아담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대변인은 16일(한국시각)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일일 브리핑에서 "발리예바의 기록 옆에는 별표가 붙을 것"이라며 "그의 점수는 공식 기록이 아닌 잠정 기록으로 표기된다"고 밝혔다.

발리예바는 이번 대회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선수다. 7일 단체전에서 화려한 연기를 선보여 ROC의 금메달을 견인했지만 10일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 전 제출한 도핑 샘플에서 협심증 치료제이자 흥분제 효과를 내는 금지 약물 트리메타지닌이 검출된 사실이 알려졌다.

게다가 16일에는 뉴욕 타임스를 통해 도핑 샘플에서 하이폭센(Hypoxen)과 L-카르니틴(L-carnatine)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약물들은 금지 약물은 아니지만 미국 반도핑기구(USADA) 트라비스 티가르트 회장은 "금지된 약물 1종과 금지되지 않은 약물 2종을 함께 사용한 것은 지구력을 향상하고 피로를 덜 느끼게 하며 산소 활용도를 크게 높이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도핑기구(RUSADA)는 트리메타지닌이 검출되자 발리예바의 자격을 일시 정지했지만 발리예바의 이의 제기에 곧바로 자격 정지를 철회했고 IOC,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RUSADA의 징계 철회에 대해 제소했지만 CAS는 14일 제소를 기각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발리예바는 CAS 청문회에서 "할아버지가 복용하는 심장 치료제 때문에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CAS의 허가로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하게 된 발리예바는 기술점수(TES) 44.51점, 예술점수(PCS) 37.65점을 받아 도합 82.16점으로 1위에 올랐다. 1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서 합산 결과로 최종 순위가 가려지는데 이날 IOC의 결정에 따라 발리예바는 금메달을 따더라도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하게 됐다.

IOC는 이날 전에도 CAS의 판결에 유감을 드러내며 "발리예바가 동메달 이상을 획득하면 이번 대회에서 피겨 여자 싱글 꽃다발 전달식과 공식 시상식을 열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발리예바가 금지 약물 문제에서 깨끗하다는 결론이 나와야 메달 획득은 물론 기록에 붙은 별표도 지워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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