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공간의 제한은 있으나 액션과 연기의 한계는 없다. 폐쇄된 차량에서 벌어지는 스펙터클한 액션은 긴장감을 선사한다. 단독 주연 조우진은 무궁무진한 연기력을 펼친다. 무더운 여름, 짜릿한 스릴을 안길 영화 '발신제한'이다.

'발신제한'(감독 김창주·제작 TPSCOMPANY)은 은행센터장 성규(조우진)가 아이들을 등교시키던 출근길 아침, '차에서 내리는 순간 폭탄이 터진다'는 의문의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으면서 위기에 빠지게 되는 도심 추격 스릴러다.

출근길에 자녀들을 학교에 데려다주려 한 성규는 발신 제한 표시가 된 전화를 받는다. 전화 속 의문의 남성은 성규의 차량에 폭탄이 설치돼 있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즉시 폭탄이 터진다고 알린다.

성규는 수십억의 돈까지 요구하는 전화를 보이스피싱이라 여기며 무시하려 한다. 그러나 그는 같은 전화를 받았던 은행 직원의 차량 폭발사고를 눈앞에서 목격한다.

뒤늦게 위험을 감지한 성규는 협박범의 요구에 따른다. 그러나 수십억을 단시간에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고, 아이들까지 뒷좌석에 타 있다.

설상가상으로 폭탄범으로 몰린 성규에게 경찰도 따라붙었다. 그러나 폭탄범의 협박 때문에 멈출 수도 없는 성규는 경찰의 추적을 피해 계속해서 달려야만 한다.

'발신제한'에서 제한이 걸려 있는 것은 발신 번호 표시뿐만이 아니다. 공간과 시간에도 제한이 걸린다. 이는 극강의 긴장감과 스릴을 선사하는 장치가 된다.

그중 공간의 제한은 '발신제한'의 차별점이자 강점이다. 폭탄물이 설치됐다는 설정은 타 추격 스릴러 속 설정과 유사하다. 그러나 지뢰와 같은 폭탄이 차 시트 밑에 설치되면서 제한된 공간이 만들어진다.

아이가 다치고 위험천만한 일들의 연속이지만 피할 곳이 없다. 주인공은 위험과 직면해야만 한다. 그렇기에 지루할 틈이 없다. 공간이 제한되며 느낄 수 있는 압박감은 몰입감으로 이어진다.

온몸을 죄어오는 연출과 음향도 돋보인다. 김창주 감독은 '더 테러 라이브' '끝까지 간다' 등 굵직한 작품에서 편집을 맡았다. 화려한 경력은 '발신제한'에서 빛을 발한다. 웅장하고 스릴 넘치는 연출들이 작품 속 상황들이 얼마나 급박한지를 느끼게 한다.

데뷔 22년 만에 단독 주연을 맡은 조우진은 한계 없는 연기력을 펼친다. 비좁은 차 안에는 그의 열연이 가득하다. 폭탄을 확인한 후의 절망감, 다친 아이를 그저 지켜봐야만 하는 죄책감, 가족을 지켜내기 위한 간절함 등 다채로운 감정 연기를 펼친다. 주연으로서 가능성을 스스로 증명한 조우진이다.

이처럼 '발신제한'은 '제한'이란 강점을 영리하게 활용한 작품이다. 연출과 배우들의 열연에도 구멍이 없다. 도심 속 추격 스릴러라는 장르에 걸맞은 작품의 탄생이다. 2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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