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훌륭하지 못한 견주가 등장했다. 보더콜리 코비와 담비에게도, 반려견의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강형욱에게도 배려는 없다. 역대급 '빌런' 견주의 등장에 시청자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2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개는 훌륭하다'에서는 보더콜리 두 마리, 코비와 담비를 기르는 모녀 보호자의 사연이 공개됐다.

보호자들은 보더콜리 코비의 행동을 개선하고 싶어 했다. 코비는 어린 담비를 물고 공격하는가 하면, 예민한 성격 때문에 보호자에게도 입질을 하거나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담비는 코비를 피해 화장실 변기 옆에서 숨어 지내고 있었다.

강형욱은 담비를 괴롭히는 코비를 지켜보다 견주에게 무릎을 꿇었다. 상황의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담비와 코비를 떼어놓아야 한다는 판단이 들어서다. 그는 입양한 지 얼마 안 된 코비를 다른 가정에 보낼 것을 어렵게 제안했다.

며칠 뒤 강형욱과 다시 만난 모녀 보호자는 강형욱의 제안을 거절했다. 게다가 "고민조차 하지 않았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최고가 아닌 최선의 선택을 한 보호자들, 강형욱은 그들의 선택을 존중하며 훈련에 돌입했다. 하지만 불안정하고 예민한 성격의 코비의 문제점이 나아지지 않자 결국 훈련이 중단됐다.

해당 방송 직후 견주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보더콜리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던 것은 물론, 강형욱과의 훈련에서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

보호자는 다소 좁은 집안에서 보더콜리 두 마리를 기르고 있었다. 에너지가 활발한 보더콜리는 집안에서 기르기 어려운 견종이다. 실제 강형욱은 코비의 입질이 에너지 방출을 마음껏 하지 못해 생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코비의 문제점이 개선되기도 전에, 보호자들은 또 다른 보더콜리 담비를 입양했다. 보호자들에 따르면 담비를 입양한 시기는 '개는 훌륭하다'에 코비와 관련한 사연을 신청한 이후다. 설상가상으로 담비를 입양하며 코비의 문제점은 악화됐다. 딸 보호자는 "담비를 예뻐하면 코비가 담비에게 달려든다"고 설명했다.

강형욱은 담비를 위한 최고의 해결책을 제안했다. 하지만 견주들은 담비를 다른 가정에 보내자는 전문가의 제안에 고민조차 않았다는 답변을 전했다. 그런 모녀 보호자 옆에서 코비는 계속해서 담비를 괴롭히는 상황이었다. 이를 지켜본 강형욱은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보호자들의 문제점은 연이어 포착됐다. 강형욱이 "담비를 만지지 마라"고 수없이 강요했음에도 불구, 어머니 보호자는 담비를 품에 안거나 쓰다듬었다. 게다가 딸 보호자는 강경한 강형욱의 훈련 방식에 반발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강형욱은 코비와 담비가 서로를 신경 쓰지 않고 따로 생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보호자들은 반려견들이 사이좋게 어울리는 모습을 꿈꿨다.

다른 그림을 그리는 강형욱과 보호자들 사이에서 마찰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 강형욱은 훈련 중 코비에게 '예스'라며 칭찬을 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딸 보호자는 이를 무시했다. 수차례 강형욱이 같은 말을 반복했지만, 딸 보호자는 뒤늦게 작은 목소리로 칭찬 '한 번'을 했을 뿐이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딸 보호자는 "저희는 (코비와 담비가) 잘 지낼 수 있게 배우러 온 건데 그런 쪽으로 훈련을 한 게 없다. 잘 모르겠다"며 훈련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불성실한 협조 속 훈련이 중단됐지만, 강형욱의 설득은 계속됐다. 코비를 따라 담비 역시 문제견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그는 담비를 다른 가정에 보내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하지만 딸 보호자는 다리를 꼰 채 심란한 표정으로 강형욱만을 주시했다. 어머니 보호자는 뒤늦게 "고민해 보겠다"는 답을 전했다.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흐지부지하게 끝난 사연이었다. 반려견의 나은 삶은 선택하지 않고, 전문가의 제안조차 수용하지 않으려는 견주들은 현재 논란의 중심에 섰다. 프로그램 역사상 첫 '빌런'의 등장에 누리꾼들 역시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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