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상금 전액을 기부하겠다"

한국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한 유소연이 통큰 결심을 했다.

유소연은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파72/6929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0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기아자동차 제34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 원)에서 버디 1개와 보기 1개를 묶어 이븐파 72타를 쳤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유소연은 마지막까지 따라붙은 김효주(11언더파 277타)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또한 우승상금 2억5000만 원과 부상 신형 카니발까지 차지했다.

유소연은 지난 2008년 이 대회에서 3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준우승에 그쳤던 아쉬움을 깨끗이 씻었다. 또한 2015년 8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이후 약 4년10개월 만에 국내 대회 정상에 오르며, KLPGA 투어 통산 10승째를 달성했다.

더불어 2009년 중국여자오픈, 2011년 US여자오픈, 2014년 캐나다여자오픈, 2018년 일본여자오픈에 이어 다섯 번째 내셔널 타이틀을 수집하며 화룡점정을 이뤘다.

유소연은 "너무 오랜만에 나온 대회였다.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욕심을 내기 보다 할 일만 잘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좋은 경기를 해서 좋았다"면서 "우승권에서 경기를 하게 돼서 떨렸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상금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기도했는데, 우승을 하고 기부할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됐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유소연은 또 "어제 밤에 기부를 결심했다. 많이 떨리는데 목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내가 좋은 일을 한다는 목표를 가지면 더 열심히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시상식 전에 어머니에게 전화를 드렸고, 우승하면 기부하겠다고 기도를 했으니 너무 놀라지 마시라고 이야기를 드렸다. 어머니도 흔쾌히 기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KLPGA 선수들이 뛰고 있는 모든 대회들이 우리에게는 보너스 같은 대회다. 우리는 와서 공만 치면 되지만 많은 분들이 굉장히 애를 쓰신다. (기부처는) 코로나19에 대한 곳에 기부를 하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우승의 승부처로는 13번 홀과 18번 홀을 꼽았다. 유소연은 "13번 홀이 굉장히 어려운 홀이었는데 그 홀에서 보기를 범하지 않아 1타차 리드를 지킬 수 있었다. 또 마지막 홀에서 어려운 벙커샷이 있었는데, 그 샷이 잘된 덕에 연장전에 가지 않았다.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든 상태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유소연에게 한국여자오픈 우승은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결과다. 유소연은 "한국 투어를 뛰면서 가장 아쉬운 대회를 꼽으라면 항상 2008년 이 대회를 꼽는다"면서 "지금은 시간이 지났지만 마음 한켠에는 (준우승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었다. 이제 우승을 해서 이 대회를 추억할 수 있어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사람은 확실히 욕심이 많은 동물이다. 오늘 우승을 하니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우승하고 싶다. 다음에는 꼭 가져왔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또 하나의 내셔널 타이틀 수집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유소연은 "처음 코로나19가 확산됐을 때는 이렇게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굉장히 많은 분들이 힘든 상황에 있다. 하지만 우리가 힘을 합치면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모두가 힘을 합쳐 빠르게 이 사태가 진정됐으면 좋겠다. 나도 최선을 다해 도움이 되고 싶다"고 코로나19와 싸우는 모두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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