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오랜만에 우승하니 얼떨떨하네요"

약 3년 6개월 여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정상에 오른 김효주가 소감을 전했다.

김효주는 7일 롯데 스카이힐 제주(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로 5타를 줄였다.

1-4라운드 합계 18언더파 280타를 기록한 김효주는 김세영과 동타를 이루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이후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김세영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김효주는 KLPGA 투어 통산 10승째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 12월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우승 이후 3년 6개월 여 만의 정상 등극이다.

김효주는 "오랜만에 우승을 해서 얼떨떨하다. 1-3라운드 모두 60대 타수를 쳐서, 최종 라운드도 하던대로 꾸준히 하면 좋은 성적을 내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이어 "어제 아버지가 6언더파치면 우승하고, 5언더파 치면 연장전에 갈 것 같다고 하셨는데 홀이 지날수록 소름이 돋았다"면서 "아버지의 말대로 5언더파를 치고 연장전에 가서 이겼다. 기분 좋은 하루"라고 덧붙였다.

마지막까지 승자를 예측할 수 없었던 승부였다. 연장전에서 김효주가 먼저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지만, 김세영도 짧은 거리의 버디 퍼트를 남겨 둔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세영의 퍼트가 홀을 외면하면서 김효주가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김효주는 "언니가 (버디 퍼트를) 넣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버디 퍼트를 넣고도) 속으로만 만세를 외쳤고, 티는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효주는 그동안 KLPGA 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여러 차례 승전보를 전했지만, 2016년 이후로는 매번 아쉽게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당연히 마음고생도 있었다. 하지만 김효주는 꾸준히 노력했고, 결국 우승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김효주는 "KLPGA 챔피언십부터 준비한 것이 잘 나타났다. 계속 시합을 하면 올해 한 번은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빨리, 스폰서 대회에서 우승해서 기쁘다"고 전했다.

우승의 원동력으로는 샷을 꼽았다. 김효주는 "이번주 샷감이 굉장히 좋았다. 요즘 퍼트 리듬이 안 좋긴 했지만, 샷이 좋아서 찬스가 많았다"면서 "샷이 워낙 좋으니 퍼트가 안 되도 걱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효주는 또 "아마추어 때부터 롯데 스카이힐 제주에서 많이 쳤다. 생각한대로만 치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LPGA 투어가 7월 이후 재개되면서 김효주의 향후 계획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효주는 "일단 S-OIL 챔피언십과 한국여자오픈에는 출전할 예정이고, 그 이후는 아직 모르겠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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