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순위를 모르고 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

'메이저 퀸'에 등극한 박채윤이 소감을 전했다.

박채윤은 1일 춘천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파72/6737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한화 클래식 2019(총상금 14억 원, 우승상금 3억5000만 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한 박채윤은 공동 2위 그룹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6월 맥콜·용평리조트 여자오픈 우승 이후 32개 대회, 427일 만의 우승이다.

박채윤은 이날 선두에 6타나 뒤진 채 최종 라운드에 나섰지만 안정적인 플레이로 차곡차곡 타수를 줄이며, 짜릿한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박채윤은 "두 번째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KLPGA 대회에서 현재 상금이 가장 큰 대회에서 하게 돼 기쁘고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사실 오늘 그렇게 컨디션이 좋지 않아 '즐기자'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생각하자'는 마음으로 들어갔다"면서 "이렇게 큰 결과가 나와 현실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 간다"고 말했다.

박채윤은 목 통증으로 인해 완벽하지 않은 컨디션으로 이번 대회에 나섰다. 피니시를 할 때나, 임팩트를 할 때도 통증이 느껴졌다. 다음 대회도 목 치료를 위해 출전을 취소했다.

하지만 마음을 비우고 편하게 친 것이 오히려 우승으로 가는 지름길이 됐다. 박채윤은 "(순위를) 전혀 확인하지 못했다. 16번 홀 버디를 할 때까지만 해도, 선두권은 7언더파 정도라고 생각했다. '나는 가망이 없으니 편하게 쳐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순위를 모르고 친 것이) 도움이 된 거 같다. 1등과 차이가 많이 난다고 생각해 마음이 더 편했다"고 전했다. 또 "우승에 대한 욕심이 없던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 욕심을 부리기보다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하자'고 생각하며 경기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채윤은 "골프선수 나이로는 중간을 넘어가고 있다. 몸 다치지 않고 오래 선수생활을 하면서, 즐길 수 있는 프로가 되고 싶다"고 앞으로의 목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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