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박혜미 기자] '로봇이 아니야'가 유승호 채수빈의 힐링 로맨스로 안방극장에 큰 설렘을 선사하며 종영했다.

25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로봇이 아니야' 마지막회에서는 꽃길 엔딩을 맞은 김민규(유승호) 조지아(채수빈)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황유철(강기영)은 김민규에게 '인간 알러지'라는 병이 생기게 된 원인이 자신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에 미안함을 느꼈다. 김민규의 해임건으로 진행된 긴급 이사회에서 황유철은 "김민규 의장의 해임안을 반대합니다"라고 주장했고, 예리엘(황승언) 역시 이에 동의했다. 그렇게 김민규의 해임안은 기각됐다.

그 시각, 김민규는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병을 고백했고 "여러분께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제가 이 인간 알러지라는 병으로부터 아주 조금씩 자유로워지는 중이라는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KM금융은 인간의 감성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 산업에 투자하는 회사로 변화할 계획"이라며 인공지능 로봇 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황유철은 김민규를 만나 지난 날을 반성하고 사과했다. "미안해 민규야"라는 말에 김민규는 "마틴 회장이 박성진 회장을 죽였다는 증거가 나왔어. 가서 아버지 설득해. 먼저 자백해야 형량 준다고"라는 정보를 전했다. 이에 황유철은 "알려줘서 고맙다"라고 말했고, 두 사람은 진심이 담긴 악수로 15년 간 등 돌렸던 세월을 대신했다.

반면 그간 자신의 마음을 숨겨오던 파이(박세완)는 홍백균(엄기준)에게 "우리 사귈래요?"라는 돌직구 고백을 날렸다. 갑작스러운 고백에 홍백균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지만, 파이는 다시 한 번 "우리 사귈래요?"라고 물었다. 어색하게 웃는 홍백균에 파이는 "대답 안 하십니까?"라고 되물었고, 홍백균(엄기준)은 대답 대신 그의 손을 꼭 잡아줬다.

2년 후, 홍백균은 김민규의 지원을 받아 AI로봇 발명에 성공했고 조진배(서동원)는 상무로 승진했다. 조지아는 하트볼 사업에 성공했고, 예리엘과 황유철, 혹탈(송재룡)과 선혜(이민지) 커플의 행복한 나날은 계속됐다. 또한 인간 알러지로 인해 군입대가 불가능했던 김민규는 알러지 완치로 2년 동안 군복무를 마쳤고 조지아와 재회했다. 김민규는 "진짜 보고 싶었어"라며 웃어 보였고 두 사람은 달콤한 입맞춤을 나누며 꽃길 엔딩을 맞았다.

'로봇이 아니야'는 인간 알러지 때문에 제대로 여자를 사귀어 본 적 없는 남자가 로봇을 연기하는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모습을 그린 드라마. 로봇과 로맨틱 코미디의 신선한 만남과, 유승호 채수빈 엄기준의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은 방영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들은 '로봇이 아니야'를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며 그간 시청자들에게 익숙했던 이미지에서 탈피하고자 했다. '인간 알러지'라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진 완벽남 김민규부터 열혈 사업가 조지아이자 휴머노이드 로봇 아지3, 세계적으로 인정 받은 천재 로봇 공학박사 홍백균까지 유승호 채수빈 엄기준은 기존 그들에게서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로봇이 아니야'는 참신한 설정에도 불구, 로봇의 가슴 크기를 농담의 소재로 삼는 등 여성을 대상화시킨다는 지적을 받으며 초반부 시청자들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데 실패했다. 한 번 등을 돌린 시청자들의 마음을 되돌리기란 쉽지 않았고, 그렇게 '로봇이 아니야'는 종영까지 아쉬운 성적을 남기며 막을 내렸다.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로봇이 아니야'는 일부 시청자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기도 했다.탄탄한 매니아층을 형성하며 '로봇이 아니야'가 많은 응원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흥미로운 소재와 전개, 배우들의 연기력, 아름다운 영상미까지 3박자를 고루 갖춘 데에 있었다.

특히 로봇과 인간 1인 2역에 도전한 채수빈, 첫 로맨스 연기를 성공적으로 해낸 유승호, 키다리 아저씨 면모로 여심을 흔든 엄기준를 비롯한 박세완, 송재룡, 김민규, 강기영, 황승언, 엄효섭, 서동원, 이민지 등 배우들의 코믹과 진지함을 오가는 열연은 마지막까지 극의 재미를 더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성적으로 봤을 땐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로봇이 아니야'는 유치했기에 신선했고, 뻔했기에 재미있었던, 따스하고 예쁜 드라마였다.




박혜미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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