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스포츠투데이 황덕연 기자] 2017-2018 KBL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한 선수들과 감독들이 화려한 입담을 과시했다.

KBL는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리조트에서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KBL 10개 구단의 감독들과 각 팀 별로 대표선수 1명씩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장내는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선수들 뿐 만 아니라 감독들 역시 재치 있는 말주변으로 상대를 자극하기도, 칭찬하기도 하며 좋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KCC 전태풍은 SK 김선형에게 따끔한 일침을 날렸다. 전태풍은 "형들 다 일찍 와서 기다리고 있는데 나이도 많지 않으면서 왜 늦었느냐"고 뼈대 있는 농담을 건넸다.

이에 김선형은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늦는 데는 핑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음부터는 늦지 않겠다"고 말하며 전태풍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원주 DB 두경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부산 KT로 새둥지를 튼 웬델 맥키네스를 관리하는 특별한 비법을 공개했다.

두경민은 "맥키네스는 보너스 때문에 경기를 뛴다"며 "경기에서 승리하면 보너스를 받는다. 이 맛을 알게 하면 컨트롤하기 쉽다"고 말했다.

고양 오리온 허일영은 올 시즌 창원 LG 감독으로써 첫 해를 맞는 현주엽 감독에게 도발 섞인 농담을 건네는 여유를 보였다. 고양 오리온과 창원 LG는 개막 첫 경기서 맞대결을 펼친다.

허일영은 "현주엽 감독님께 첫 승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현주엽 감독은 앞에 놓인 물병을 만지작거리며 허일영을 노려봐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자신의 상징과도 같았던 등 번호를 바꾼 특별한 선수도 있었다. 창원 LG 김종규는 정든 15번을 뒤로하고 올 시즌부터 32번을 달고 뛸 예정이다.

김종규는 "스스로 변화를 원했다"고 밝히며 "현주엽 감독님이 현역 때 32번 이셨는데 닮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했다"고 말했다. 이에 현주엽 감독은 "자세와 마음가짐이 바람직한 것 같다"며 웃음을 보였다.

서로에게 덕담을 건넨 훈훈한 장면도 나왔다. 현대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고양 오리온 추일승 감독에게 "어느덧 KBL 최고참이 됐는데 건강 잘 챙기고 좋은 시즌 보내시라"고 전했고, 추일승 감독은 "고맙네"라고 말하며 짧고 굵게 진심을 전달했다.


황덕연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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